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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노란리본' 달고 미사…세월호 유가족에 묵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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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노란리본' 달고 미사…세월호 유가족에 묵주 선물 김병권 세월호 피해가족 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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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드디어 세월호 유가족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교황은 가족들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고 위로했다. 기도할 때 쓰는 가톨릭 묵주도 선물했다. 그는 또 이들이 처한 상황을 귀담아 듣고 때때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병권 세월호 피해가족 대책위원장은 "막상 교황님을 뵈니 너무 떨려서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했는데 가족들을 만나 준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선물로 드린 노란리본 배지를 미사 행사에 달고 나오셨을 때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 등 36명은 15일 아침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교황이 집전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리는 곳이었다. 오전 10시께 경기장에 도착한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기 앞서 세월호 가족들을 만났다. 이미 로마 교황청은 이번 방한 일정에 교황과 가족들의 만남을 잡아놨었다.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들은 교황이 한국에 도착한 전날 서울공항에서 잠깐 대면한 데 이어 15일에 따로 면담이 이뤄졌다.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들 간의 만남이 이뤄진 곳은 경기장 동측 중앙제단 뒤 제의실이다. 접견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36명 중 10명이 교황을 직접 만났다. 천주교 신자도 있었고, 비신자도 있었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함께 희생자 학생의 친구 두 명도 자리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최근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 그리고 대전까지 열흘 간 '세월호 도보순례'한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고 김웅기 군의 아버지 김학일씨가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를 만났다. 천주교 신자인 이들은 순례기간 동안 5kg이 넘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900km를 걸었다. 이 십자가를 유 주교를 통해 교황에게 전달하기 위해 제의실 안에 미리 옮겨뒀다.


가족과 친구들은 교황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김병권 위원장은 "교황님을 만나 '진실을 은폐해 온 정부를 믿을 수 없고 죽은 아이들을 살릴 순 없지만 그 이유라도 알고 싶다'고 전했다"며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해야 죽어서라도 아이들을 떳떳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실종자 10명이 있는데, 가족들이 꼭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는 내용으로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교황에게 가능하다면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팽목항으로 걸음해 달라는 부탁도 했다. 또한 33일째 서울 광화문에서 한달 넘게 단식농성 중인 유가족 김영오씨를 시복미사 때 한번 안아달라고 청하기도 했다. 김씨는 세월호 희생자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다.


희생자 학생의 친구 두 명은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한 친구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 있는 편지를 영어와 스페인어로 작성해 교황에게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아이들이 여전히 트라우마가 있고, 교황을 직접 만나니 떨려서 말을 잘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여기까지 같이 와준 것만으로도 우리 유가족들은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교황과 가족들은 서로 선물을 주고 받았다. 교황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펜던트로 달린 묵주를 선물했다. 가족들은 도보순례단의 십자가와 함께 노란리본 배지와 팔찌, 또 손바닥만한 앨범을 교황에게 직접 전달했다. 앨범에는 세월호 희생자 학생들과 선생님들, 일반인들의 얼굴이 담겼다.


유가족들은 교황과의 만남이 예상보다 짧아 아쉬움이 남는 표정이었다. 기상악화로 헬기를 타려 했던 교황은 이날 KTX열차를 타고 대전에 도착했다. 당초 계획보다 늦게 도착한 탓에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은 15분간에 그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 이후 한국 천주교 신도 대중 5만명과 함께 미사를 거행하며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국가적 대재앙 이래 여전히 고통 받는 유가족, 친구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남아 있는 이들 곁에서 함께 돕는 이들이 공동선을 위한 책임과 연대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간접적인 피력이라고 생각한다. 노란 리본도 착용하시고 미사를 집전했다. 매우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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