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블로그] 미래부의 공무도화가(公務渡貨歌)

시계아이콘01분 15초 소요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뇌물(貨)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하기관 공무원들이 적발됐다. 국민의 세금을 쌈짓돈으로 인식했다. 창조경제의 최전선에 나서야할 미래부가 '뇌물경제'에 빠져 버렸다. 경제 활력을 위해 미래 산업에 투자하고 곳곳에 투입돼야 할 돈이 공무원 호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


이 돈으로 이들은 골프치고 해외여행가고 고가의 자동차를 굴린 것으로 나타났다. 어처구니가 없다.

[아시아블로그] 미래부의 공무도화가(公務渡貨歌) .
AD

기원전 3~4세기 만들어져 전해오는 고대가요가 있다. 백수광부 아내가 불렀다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라는 노래이다. 머리를 풀어 헤치고 미친 듯 울부짖는 남편이 강물에 뛰어든다. 아내는 남편을 붙잡으려 하는데 이미 '임'은 물속으로 사라지고 없다.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公無渡河)
임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었으니.(墮河而死)
장차 임을 어이할꼬.(將奈公何)

물에 빠져 죽은 임을 어찌할 방법은 없다. 기원전 이 가요를 두고 해석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핵심은 '물을 건너지 말라 했는데 건넜고 결국 죽었다'는 데 이른다. 물에 빠져 생을 마감한 백수광부(白首狂夫)처럼 뇌물에 스스로 빠져 생명을 단축시키는 미래부와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검찰에 입건됐다. 창조경제를 책임져야 할 판에 뇌물의 늪에 빠진 이들에게 국민들은 안중에 없었다. 세금을 날름날름 챙기는 데는 '전문가 저리 가라'이다. 심지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합리적인 계산인 것 처럼 꾸미기도 했다.


미래부 이 모 사무관이 지난 10일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일을 같이 하면서 이 직원은 약 800만원이 입금된 체크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페이퍼컴퍼니까지 만들어 민간업체와 짜고 수년에 걸쳐 정부지원금을 '나눠 먹기식'으로 횡령해 온 미래부 산하 연구기관의 연구원 두 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들이 챙긴 뇌물은 10억원을 넘는다.


미래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뇌물수수 등 비리혐의를)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검찰의 수사결과에 곤혹스럽다"며 "검찰수사와 별개로 내부감사를 통해 징계는 물론 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딱 맞는 노래가 있다.


공무원이여! 뇌물을 건너지 마오.(公務渡貨)
공무원은 결국 뇌물을 건너네.(公竟渡貨)
뇌물에 빠져 죽었으니.(墮貨而死)
장차 공무원을 어이할꼬.(將奈公何)


21세기에 불러 보는 '공무도화가(公務渡貨歌)'이다.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주머니에 착착 포개 넣는 공무원이 뇌물에 빠져죽었으니 인과응보이다. 사전에 차단하고 철저한 감시체계가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뇌물 사건이 잇따르자 미래부는 뒤늦게 과천정부청사 대강당에 직원들을 전부 불러 모아 공직기강 확립 교육을 실시한다고 난리법석이다. 미래부 감사관실에 '정부지원사업 비리 신고센터'도 8월부터 설치해 운영키로 했다. 사후약방문이다. 뇌물의 강을 건너기 전에 막는 것이 최선이다. 뒤늦은 '어이할꼬, 어이할꼬'는 듣기 참 민망하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