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최경환 부총리가 내놓은 규제완화 선물 보따리가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건설사들은 분양 성수기로 꼽히는 가을을 맞아 올해 최대 물량을 쏟아낸다. 기대감은 실수요자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오르고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두 달 만에 4조원가량 상승하는 등 시장에 전반적으로 훈풍이 퍼지고 있다.
◆올해 최대 물량 쏟아지는 분양시장= 하반기 분양물량은 2000년대 이후 들어 최대 규모다. 13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광복절 이후 연말까지 전국 분양예정인 아파트는 총 16만8487가구로 조사됐다. 공급량이 가장 많았던 2003년(13만2494가구) 이후 최대 물량이며 지난해 하반기(11만5851가구)보다 5만가구 더 많다.
월별로는 가을 이사철에 맞춰 9월(3만5151가구)과 10월(2만1761가구)에 몰려있다. 수도권(7만7752가구)에 공급이 집중됐고 지방 광역시에 3만101가구, 기타 지방도시 6만63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5만6310가구)에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리고 ▲서울 1만4108가구 ▲인천 7334가구가 분양된다.
서울에서는 상반기 분양시장에서 화제가 됐던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 2차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왕십리텐즈힐 3차'를 비롯한 미아4구역ㆍ왕십리뉴타운3구역, 신길7구역 등 재개발 단지도 분양에 나선다. 수도권 택지지구에서는 위례ㆍ미사ㆍ동탄2지구 등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된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7ㆍ24대책 이후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신규분양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증가했고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ㆍ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와 2주택자 전세소득 과세 방침 철회 등 호재를 반영해 건설사들이 한동안 사업 시기를 저울질하느라 미뤘던 신규 분양물량을 대거 풀고 있다"고 말했다.
◆경매시장, 낙찰가율 오른다= 선행지표라 불리는 경매시장 낙찰가율도 상승세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012년과 2013년 각각 74.3%, 78.7%였던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올해 들어 80%대로 진입했다. 올해 1분기 낙찰가율은 83.5%였지만 2분기에는 85.2%까지 올랐고 8월 현재 85.3%를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경매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경매 진행건수는 줄었지만 낙찰가율과 응찰자 숫자가 증가했다. 올 상반기 경매 진행건수는 1만1634건으로 지난해(3만296건)의 절반인 1만5000건보다는 4000건가량 적었다. 반면 평균 응찰자 수는 ▲2012년 5.1명 ▲2013년 6.5명 ▲2014년 1분기 8.2명으로 꾸준히 오름세다. 낙찰율도 2012년에 36.4%였지만 지난해 41.7%, 올해 1분기에는 47.7%까지 올라섰다.
최경환 부총리가 내정된 지 두 달 만에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도 4조원이나 늘었다. 올 6월 1주차 시세 기준으로 627조3488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8월 1주 631조3389억원으로 두 달 만에 3조9901억원 증가했다. 8월 현재 일반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555조1114억원으로 2달 전보다 3조2346억원 증가했고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76조2275억원으로 7555억원 늘어났다. 재건축 시총은 서초ㆍ강남ㆍ송파ㆍ강동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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