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이라크 북부의 소수민족인 야지디족이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학살을 피해 터키로 넘어갔다.
8일(현지시간) 터키 일간지 사바흐 등에 따르면 이라크와 접경한 터키 남동부 스르낙주 실로피 군청은 전날 입국한 야지디족 난민 100여명에게 오래된 건물을 숙소로 제공했으며 음식과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세이페틴 아이데미르 실로피 군수는 "사바흐에 야지디 난민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며 난민들의 요구 사항을 접수하고 있다"며 "여권을 소지한 난민들만 입국했으며 수천명은 여권이 없어 이라크 쪽 국경검문소에서 터키로 입국하기 위한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외무장관은 전날 민영방송 NTV에 출연해 터키 정부가 야지디족의 입국을 거부해 특정 인종과 종파를 차별한다는 의혹을 반박하면서 "터키로 입국하기 위해 대기하는 야지디족과 기독교인, 투르크멘족, 쿠르드족 등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다부토울루 장관은 또 "터키는 이라크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는 유일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쿠르드족의 한 갈래인 야지디족의 종교는 조로아스터교(배화교)와 기독교, 이슬람의 교리를 취합한 것이다. 야디지족은 인종적, 종교적 소수파로 '이슬람 성전'(지하드)을 벌이는 수니파 극단주의자인 IS로부터 집단학살을 당하고 있다.
야지디족 출신인 이라크 국회의원 페이얀 다힐은 지난 6일 의회에서 IS가 신자르산에서 지난 3~5일 야지디족 500여명을 학살했다며 "우리를 구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한 바 있다.
다부토울루 장관은 전날 신자르산에서 IS에 포위돼 죽음의 위협을 받는 야지디족에게 이라크 헬기를 이용해 구호물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는 터키 정부가 IS로부터 학살 위협을 받는 투크르멘족을 위해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도후크 지역에 설치할 예정인 2만명 규모의 난민캠프를 4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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