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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행위로 자살한 병사…대법 "국가유공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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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 반영…"자살이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제외 안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육군 28사단 폭행 사망사건 피해자 윤모(21) 일병의 명예회복이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군내에서 타살이 아닌 자살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양창수)는 육군 복무 중 의문사한 민모 이병 유족이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윤 일병은 자대배치 한 달 후인 2010년 7월 부대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은 천주교인권위원회를 통해 공익소송을 제기했다. 민 이병은 선임병들로부터 질책과 암기강요 등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인성검사 과정에서 정서적 불안감이 확인됐지만 부대는 형식적인 면담 이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민씨가 우울증 증세 악화에 따라 자살에 이르렀다"면서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결했다. 군내 자살 사건은 그동안 국가유공자로 인정되기 어려웠다.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는 국가유공자법에 따른 순직군경 선정의 예외대상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2년 6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자살이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돼서는 안 된다"면서 사망과 직무수행의 인과관계를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의 민 이병 관련 판결은 전원합의체 결정의 취지를 반영하는 결과다.


국가유공자 판정에 인색했던 군내 자살자에 대해 전향적인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의 이러한 판단은 군내 사망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에 무게를 둔 것이어서 타살로 확인된 윤 일병의 경우 순직군경 예우를 통해 명예회복을 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천주교인권위는 "이번 판결을 통해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해 온 유가족들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어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비인간적인 군 복무 환경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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