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정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유 은행 3곳과 러시아 국영 조선업체 USC를 새로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미 기업들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 최근 분석했다.
미국의 이번 제재 목적은 에너지ㆍ금융ㆍ방위산업 등 러시아 기간산업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다. 이에 포천은 해양 플랜트 기자재 업체 베이커휴즈, 자원개발 지원 업체 핼리버턴, 유전 사업 및 자원관리 서비스 회사 슐룸베르거 등 미 에너지 기업들이 가장 많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의 글로벌 매출 가운데 4~6%가 러시아 사업에서 비롯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와 함께 북극해에서 대규모 석유 탐사 투자를 진행 중인 미 석유업체 엑슨모빌에도 타격은 불가피하다. 엑슨모빌은 지난달 로즈네프트와 공동으로 노르웨이에서 석유 시추선 '웨스트 알파'를 출항시켰다.
긴장하기는 미 항공ㆍ운수 업계도 마찬가지다. 보잉의 경우 항공기 제조에 필요한 티타늄 가운데 30%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러시아가 경제제재 보복 조치로 자동차ㆍ항공 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금속 수출을 금하면 보잉의 항공기 제조에 차질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포천은 연간 수십만대의 자동차를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제너럴모터스(GM)도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식품업계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 식품안전 당국은 대표적인 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의 러시아 내 매장이 위생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해당 메뉴 판금 소송을 냈다. 또 다른 미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도 러시아 시장 진출 3년만에 철수하고 말았다.
펩시코와 코카콜라는 최근 몇 년 사이 급팽창 중인 러시아 사업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앞으로 5년 간 러시아 시장 확대에 30억달러(약 3조114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펩시는 2010년 러시아 최대 낙농식품업체 윔빌단 인수에 54억달러나 투자한 뒤 러시아 사업 비중을 꾸준히 높여 왔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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