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中 쑨양을 제쳐라" 양학선 "北 리세광을 넘어라"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인천 아시안경기대회(9월19일∼10월4일) 개막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국 1만3000여명이 서른여섯 개 종목에서 금메달 439개를 놓고 열전을 벌인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기록한 일흔여섯 개보다 많은 금메달 아흔 개 이상을 목표로 정했다. 1998년 방콕대회 이후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노린다. 안방에서 축제를 빛내려면 간판스타들의 선전이 필요하다. '전략 종목' 외 선수들의 반등도 필수다.
▲'재시동' 박태환, 쑨양을 넘어라
"벌써 50일 앞으로 다가왔네요. 훈련에 더 집중해야겠어요."
박태환(26ㆍ인천시청)은 30일 마지막 전지훈련을 떠났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마이클 볼 감독의 지도 아래 페이스 훈련에 집중한다. 특히 최근 자유형 200m에서 드러난 세 번째 50m 구간 속력 감소에 신경을 쓴다. 400m에서 매 구간 27초대를 유지하는 것도 또 다른 과제. 그는 "훈련 경과를 돌아보고 조만간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종목에 출전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mㆍ200mㆍ400m뿐 아니라 개인혼영 출전도 고려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경기가 열리는 만큼 다관왕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준비는 순조롭다. 16일~21일 김천에서 열린 경영대표 선발전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100mㆍ200mㆍ400m는 물론 개인혼영 200mㆍ400m, 계영 800m 등 출전한 여섯 종목에서 모두 1위를 했다. 자유형 200m에선 올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1분45초25)도 썼다. 현 페이스만 놓고 보면 라이벌 쑨양(23ㆍ중국)을 앞선다. 쑨양은 지난 5월 자국 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자유형 200mㆍ400mㆍ1500m)을 차지했다. 그러나 자유형 200m와 400m 기록은 각각 1분46초04와 3분45초12다. 박태환은 1분45초25와 3분44초75다.
▲남북 대결 중심에 선 '양2' 양학선
양학선(22ㆍ한국체대)은 이번 대회에서 다관왕을 노린다. 주 종목 도마뿐 아니라 링과 마루 훈련이 한창이다. 그는 "지난 4월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에서 가능성을 느꼈다"고 했다. 양학선은 마루에서 2위, 링에서 7위를 했다. 그는 "인천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시상식 단상에 오르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도마에서는 신기술 '양학선2'를 선보일 계획이다. 도마를 옆으로 짚고 몸통을 세 바퀴 반(1260도) 비트는 기술로 난도가 6.4점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여1', '여2'는 물론 자신의 '양학선1'을 넘어선다. 북한이 대회에 참가할 경우 그는 남북대결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양학선 등장 전까지 아시아 도마 최강자로 우뚝 선 리세광(29)을 만난다. 2006년 도하대회 금메달리스트로 자신의 이름을 건 '리세광'이 주특기다. 도마를 옆으로 짚고 몸통을 두 바퀴 회전한 뒤 한 바퀴를 비트는 기술이다. 국제대회에서 리세광과 친분을 쌓은 양학선은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등 노리는 레슬링·태권도
한국은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전략종목'이 바뀌었다. 사격과 펜싱은 각각 금메달 열다섯 개와 일곱 개를 따며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반면 '금밭'으로 불린 레슬링은 금메달을 한 개도 얻지 못했다. 2002년 부산대회에서 금메달 열두 개를 수확한 태권도도 네 개에 그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겼다. 레슬링은 지옥훈련으로 옛 영광을 되찾으려 한다. 특히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26ㆍ삼성생명)를 비롯해 그레코로만형 전 체급 선수들이 안한봉(46) 감독의 혹독한 훈련 속에 기량 상승을 이뤘다. 안 감독은 "선수들이 지친 상태에서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지구력과 파워가 좋아졌다"며 "전 체급 금메달로 최근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했다. 태권도는 지난 29일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마치고 막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63㎏급에서 난적 박동호(세종대)에 15-12 역전승을 거둔 이대훈(22ㆍ용인대)을 비롯해 여자 46㎏급 이소희(광산구청)를 10-4로 꺾은 세계랭킹 1위 김소희(한체대) 등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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