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모바일 퍼스트’를 목표로 내건 야후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과 모바일 광고를 주력으로 하는 스타트업 ‘플러리(Flurry)’를 전격 인수했다. 최근 3년간 야후의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로, 야후가 모바일 광고 시장의 양대강자 구글·페이스북에 제대로 맞붙게 될 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야후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플러리와의 인수 협상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야후 측은 “이번 인수로 그동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유료화 솔루션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수억 달러 규모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WSJ는 관계자를 인용해 최소 2억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전했고,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2~3억달러 선일 것이라고 보도했고, 일부에서는 7~8억달러 선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어느 쪽이든 이번 인수는 머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래 야후가 단행한 최대 규모의 인수 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플러리는 2008년부터 모바일 광고와 앱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 비교적 신생 업체지만 이미 글로벌 모바일 광고 업계에서 부동의 위치를 굳혔다. 17만 개발자들이 플러리의 애널리틱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매일 55억개의 앱을 분석하고 매월 평균 14억개의 기기에서 앱 사용 패턴 자료를 받고 있다. 150개 나라의 모바일 개발자들이 플러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플러리의 모바일 앱 사용자 데이터 분석량은 구글과 페이스북보다도 많다”고 언급했다.
현재 327억 달러 규모인 모바일 광고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지배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가트너 분석에 따르면 2017년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는 42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메이어 CEO 취임 이후 야후는 PC시대의 온라인 포털에서 모바일 기업으로의 대변신을 선언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연이어 인수해 왔지만 모바일 광고 시장 플랫폼 경쟁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야후는 스마트폰용 ‘야후 날씨’, ‘야후 뉴스 다이제스트’, ‘플리커’ 등의 모바일 앱에서 월간기준 4억5000만 사용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모바일 광고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플러리를 인수함에 따라 야후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 됐다.
스콧 버크 야후 광고기술 담당 선임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야후는 플러리와 협력 관계인 8000개 모바일 기업들과 광고 분야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파트너십 체제 아래 야후의 서비스를 플러리의 애플리케이션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앱 분석 업체 로컬리틱스(Localytics)의 라지 아가왈 CEO는 “야후는 이제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구글·페이스북과 제대로 붙을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 관건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온라인 콘텐츠 기업과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기업 양쪽이 각자의 자산과 요구를 얼마나 융합해 나갈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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