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불금' 10시, 이제 클래식 감상을 위한 시간이다. 오페라, 모노드라마에 이어 클래식에서도 공연시간에 대한 통념이 깨지고 있다. 강동아트센터가 올 하반기 8, 9, 12월 3회에 걸쳐 금요일 밤 10시 '클래식 공연'을 펼쳐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다. 클래식 공연 시간이 10시에 진행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서 음악 마니아들도 설레는 표정이다. 클래식 마니아들은 불금 10시가 공연의 틈새 시간으로 안착될 경우 새로운 공연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색한다.
이처럼 올해 들어 공연계 시간표가 다른 장르에서도 다변화됐다. 지난 2월 명동예술극장은 배우 김성녀의 모노 드라마 '벽속의 요정'을 오전 11시에 공연했다. 이어 세종문화회관도 오전 11시에 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을 비롯, 오페라 '마티네'를 선보였다. 이에 오전 오페라나 연극 등을 즐기는 행위가 전혀 낯설지만은 않다.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은 "낮동안 공연을 즐기기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공연 시간을 과감히 늦췄다"며 "저녁 가족들이 산책길을 나서듯이 공연장을 찾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이 느긋하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늦은 시간을 공연을 보며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획이 절실했다"고 덧붙였다.
강동아트센터는 불금 10시 공연이 호응을 얻을 경우 내년에는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가격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1000원을 책정했다. 이와 관련, 이 관장은 "천원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지폐로 공연의 가치를 매길 순 없다"면서도 "강동아트센터는 공공예술기관인 만큼 가족 관객을 공연장으로 많이 초대하기 위해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첫 불금 프로그램은 8월15일 10시 '비엔나 리히텐탈 과르텟'의 내한 공연이다. 리히텐탈 콰르텟은 오스트리 빈 국립 폭스오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한국인 종신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유희승이 이끄는 실내악단이다. 구성원 모두 빈 폭스오퍼 심포니의 정예멤버들이다. 이미 유럽 및 아시아에서 솔로 및 실내악 공연을 여러 차례 펼쳤다.
이번 한국 공연 주제는 'Journey to Vienna 1800'이다.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로자문데'와 그 당시를 풍미한 작곡가 란너, 슈트라우스 등의 왈츠를 통해 1800년대 빈의 모슴을 재현한다. 공연에서는 연주자의 해설도 곁들여진다.
이어 9월19일 밤 10시, 두번째 클래식을 듣는 불금에는 한국 최초의 반도네오니스트 레오정과 탱고 피아니스트 이네스 도희길이 구성한 탱고 앙상블이 펼쳐진다. 레오정은 아르헨티나 국립 탱고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탱고는 물론 클래식과 재즈 등에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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