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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박찬호 "야구장은 내 인생의 학교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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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박찬호 "야구장은 내 인생의 학교 같은 곳" 18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박찬호의 은퇴식이 열렸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은퇴식에 참석한 박찬호가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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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18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 경기 시작에 앞서 검정색 밴 한 대가 경기장에 들어왔다. 차량에서 내린 주인공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41)였다. 박찬호는 '이글스'라는 문구가 선명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이날 마련된 자신의 은퇴식에 참석했다.

박찬호는 이날 올스타전 본경기에 앞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섰다. 박찬호의 공을 받기 위해 홈플레이 뒤쪽에는 김경문 NC 감독(56)이 앉았다. 시구 뒤 양팀 올스타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올라와 떠나는 영웅에게 박수를 보냈고, 박찬호는 후배들에 헹가래를 받았다.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서는 "오늘의 이 영광스럽고 특별한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구장은 내 인생의 학교와 같은 곳이었고 야구는 내 인생의 과목이었다. 야구를 통해 꿈과 도전과 열정 그리고 인생의 철학까지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 동안 자신을 위해 헌신해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태어나서 야구를 하는 30년 동안 기쁨과 슬픔을 모두 함께 해주신 부모님과 겸손이라는 미덕을 배울 수 있게 해준 아내에게 고맙다"며 "서로에 대한 의리와 애정, 사랑을 느끼게 해준 선후배 등료들께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은퇴식 마지막 순간 눈시울을 붉힌 박찬호는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로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내 나라 야구와 야구 발전을 위해 더 공부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은퇴식 뒤 기자회견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은퇴' 박찬호 "야구장은 내 인생의 학교 같은 곳" 18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박찬호의 은퇴식이 열렸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은퇴식에 참석한 박찬호가 경기 시작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Q.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소감은?
- 슬프다. 떠난다는 기분이 정말 든다. 2012년 마지막 등판에서 나 혼자는 '정말 마지막이겠구나' 생각했고 결국 현실이 됐다. 지난 20개월 동안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지금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 모두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후배들이 나를 위해 마련해준 자리여서 그런지 더 영광스럽고 앞으로 후배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더 고민하게 됐다. 내 스스로의 책임감과 후배들이 보여준 의리와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Q. 시포자로 김경문 감독이 나섰다.
- 내가 부탁을 드렸다. 김 감독님은 내게 꿈을 준 분이다. 미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때마다 늘 다정하게 용기를 주셨다. 감독으로서 명성을 인정 받으실 때마다 존경스러웠고 응원했다. 나에겐 소중한 분이고 좋은 선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마지막 공을 받아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Q. 2012년 11월 은퇴 선언 이후 1년 8개월이 지났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 은퇴를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텍사스 시절 심리치료를 받을 때 들었던 '아무리 힘들어도 은퇴하면 미래가 없기 때문에 더 힘들어질 것이다'라는 말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이해가 안 됐다. 하지만 현역 때는 당장 홈런을 맞고 경기에서 질 지언정 희망이 있다. 하지만 은퇴 뒤에는 야구선수로서 희망이 없어진다는 점 때문에 불안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훈련을 해왔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불안을 치유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은퇴 이후 심리적 기복이 심하다는 선배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 역시 '선배들이 갔던 길을 그대로 가는 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전시회나 출간 등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골프에 집중하면서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더 공부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Q. 한국야구 발전을 위한 의무감이 클 것 같다. 계획은?
- 앞으로 더 공부하고 돌아보는 시간이 중요할 것 같다. 그 동안 한국야구는 많이 발전해 왔다. 하지만 언젠가는 위기도 올 것이다. 한국야구를 바라보는 시각을 넗히고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선수들과 교류하고 있다. 야구를 통해 사회와의 관계를 적립하는 일도 고민하는 하나다. 지도자로서의 복귀는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더 많은 노력과 성찰이 필요한 자리다. 당장 지도자로 돌아오기보다는 준비하고 있는 계획들을 충실히 해나가며 역할을 하고 싶다.


Q. 후배 류현진이 잘 하고 있다. 본인이 세운 기록 경신 이야기도 나온다.
- 기대했던 것 이상을 해주고 있어 스스로도 기쁘다. 나는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야구의 문을 열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나에게는 큰 부담이자 책임이었고 그래서 포기하기도 쉽지 않았다. 류현진은 나와 달리 한국야구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 가운데 리더가 될 것이다.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더 많은 후배들이 대를 이어줘야 한다. 류현진 같이 성공한 후배가 없다면 나 같은 선구자의 영예도 빛날 수 없다. 지금처럼만 계속 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정말 소중한 날이다. 내가 주목을 받아서는 안 되는 자리다. 야구팬들이 주목하는 올스타전이고 각 팀의 리더들이 모인 경기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 같아 머쓱하다. 미국에서 루 게릭 선수의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한국에 가서 유니폼을 입고 팬들에게 감사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내가 한국에 와서 커리어를 마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이 같은 마음은 더 커졌고 그 꿈은 현실이 됐다.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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