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부하 직원들로부터 뇌물성 금품을 받는가하면 자신의 측근을 승진시키기 위해 근평을 조작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나근형(74) 전 인천시교육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재판장 이재욱 부장판사)는 18일 나 전 교육감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모두 인정,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26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나 전 교육감과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모(60) 전 시교육청 행정관리국장에 대해서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249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부하 직원인 시교육청 공무원들로부터 적지 않은 액수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인사에 큰 영향을 끼치는 자리에서 누구보다 공정하게 인사 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근무성적평정의 순위를 사전에 정해 주는 등 법령과 규정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교육 공무원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훼손된 점 등으로 미뤄 엄한 처벌을 해야 하지만 고령이고 50여년간 인천 교육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나 전 교육감에게 징역 4년, 벌금 4000만원에 1926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나 전 교육감은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시교육청 직원 5명으로부터 해외 출장이나 명절 시 휴가비 등의 명목으로 17차례에 걸쳐 총 1926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불구속 기소됐다.
또 부하 직원인 한 전 국장과 짜고 2009년 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뒷순위인 자신의 측근 인사를 앞 순위의 4급 승진 대상자로 올리는 등 근평을 조작하도록 당시 인사팀장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나 전 교육감은 2001년 민선 3대 인천시교육감을 시작으로 2010년 초대주민직선 교육감까지 12년간 인천교육의 수장을 지낸 뒤 지난달 27일 퇴임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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