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사실상 반려
롯데, 보완 후 임시사용승인 '재신청'해야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개장이 '시계제로'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시가 교통·방재 등 미비점들을 지적하며 임시사용승인 신청을 사실상 반려했다. 보완사항을 갖춰 우선 개장하려는 롯데의 계획이 실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게 됐다. 싱크홀 등을 비롯한 안전점검 용역을 발주한 상태여서 종합적 결과가 나온 후에야 저층부 개장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17일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기자설명회'에서 관계부서와 유관기관, 시민자문단 검토 결과 ▲교통개선대책 ▲공사장안전대책 ▲피난방재대책 등 미비사항이 발견됐다며 보완을 통보했다. 시는 미비사항 보완 후 추가로 제출하는 자료를 토대로 법적기준과 허가조건 이행여부 등을 검토해 판단키로 했다.
이에 롯데는 미비사항을 보완한 후 임시사용승인을 재신청해야 한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롯데 측이 지적된 부분을 열심히 보완해 (임시사용승인을) 재신청하면 면밀히 검토하고 이행여부 등을 확인할 것"이라며 "시간과 역량등이 필요하므로 처리기한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관부서 협의결과 미비사항은 ▲임시사용승인신청 전 공사가 완료돼야하는 법정사항 11건 ▲임시사용승인을 위해 최소한 필요이행 해야하는 사항 37건 ▲임시사용승인 판단자료 미비로 자료제출을 요구사항 21건 등이 지적됐다. 사용신청 전 마무리했어야 하는 문제까지 미비사항으로 지적돼 서울시는 임시사용승인신청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시는 ▲시설물 이용자-공사차량 분리 운영방안 ▲교통량 감축을 위한 강력한 특별대책 제출 ▲ 환승센터 미완공에 따른 대중교통이용자 불편해소방안 ▲공사중인 타워동 차량진출입·지하주차장 내부 동선체제 교통량 집중시간대 주차장 운영계획 등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시민들의 우려가 큰 교통혼잡 우려와 관련해서는 교통량 감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잠실역 주변 교통체계개선사업을 비롯해 택시정류소, 관광버스 승하차 공간 확보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교통수요를 줄이기 위한 주차장 예약제와 유료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교통안전특별관리구역 지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천정욱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주변지역을 교통안전특별관리구역 지정하는 것은 임시사용 승인 이후 교통량을 검토한 후 지정되기 때문에 현재 상황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학회에서 교통량을 조사중이지만 2012년 조사 시점과 교통량 차이가 있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 우려를 야기했던 씽크홀의 경우 지하철 유출과의 관련성을 조사중며 건물 안전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학진 서울시 도시안전실 물관리정책관은 "지하수 유출 때문인지 지질의 영향인지, 또 지하수 유출과 석촌호수 수위와의 관련성, 나아가 주변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개연성을 정밀조사중"이라며 "지하수 유출이 건물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사장 안전분야와 관련해서는 초고층 공사장 낙하물의 종류ㆍ무게ㆍ높이별 방호대책, 낙하물 비산범위에 대한 시뮬레이션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피난방재 분야의 취약성도 지적됐다. 화재, 붕괴, 테러, 지진 등 재난유형ㆍ상황별 대응매뉴얼 보완과 함께 초고층 빌딩에 걸맞은 소방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유식 서울시 건축기획과 건축팀장은 "시공하다보면 열심히 했는데도 일부 문제가 생겨날 수 있고 보완시공, 재시공하면 해결될 수 있는 부분들도 있다"며 "최종 임시사용승인 결정이 날 때까지 시민자문단이 계속 자문회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서울시의 현장 점검 과정에서 지적된 보완 사항에 대해 이미 상당부분 조치가 완료되었지만 정식으로 보완 요청이 오면 조속한 시일 내 보완 조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는 123층으로 총 연면적이 80만7613㎡에 달한다. 롯데 측은 월드타워동을 제외하고 공사가 마무리된 에비뉴엘동과 캐주얼동, 엔터테인먼트동을 우선 개장해 달라며 지난 6월9일 임시 사용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75층까지 골조공사가 마무리됐고 전체 연면적 80만7613㎡중 42만8933㎡에 대해 임시사용승인을 신청했다. 서울시는 임시사용승인 했던 전례로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2012년) ▲하월곡동 주상복합 코업스타클래스(2010년) 등이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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