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김현섭·박칠성 "홈팬 응원이 고비 넘는 힘"
[진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대구와 광저우에서 못 이룬 꿈, 인천에서 이뤄야죠."
육상대표팀의 남자 경보 팀은 9월 19일~10월 4일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노린다. 20㎞의 김현섭(29ㆍ상무)과 50㎞의 박칠성(32ㆍ삼성전자)이 유력한 후보. 이민호(50) 삼성전자 육상단 수석코치의 지도 아래 체력을 옾이고 기술을 다듬는다. 두 선수는 지난 5년간 국제대회 경험을 쌓아 경기 운영도 노련해졌다. 특히 큰 대회에서 겪은 아픔이 약이 됐다.
김현섭 2011년 대구 육상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기 이틀 전 급성 위경련으로 응급실 신세를 졌다. 금지약물 검사가 우려돼 약도, 주사도 제대로 처방받지 못했다. 출전 포기까지 고민했다. 6위(1시간21분17초)에 그친 김현섭은 "컨디션이 떨어져 초반 자신 있게 걷지 못한 것이 한"이라고 했다.
박칠성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에서 무릎을 세 번 굽혔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당했다. 지난 5월 4일 중국 타이창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경보컵대회 50㎞에서도 파울에 울었다. 20㎞를 지나기도 전에 파울이 두 번 선언됐다. 남은 30㎞ 운영이 쉽지 않았다. 중반까지 5등으로 걸었지만 25위(3시간56분39초)로 경기를 마쳤다. 박칠성은 "자세 유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고 했다. 이 코치는 "보다 안정된 레이스를 위해 자세를 조금 편하게 교정하고 있다"고 했다.
김현섭은 세계경보컵대회에 다녀온 뒤 오른쪽 골반과 왼 무릎에 통증을 느껴 훈련을 2주 가량 쉬었다. 그는 컨디션을 빨리 회복하는 편이다. 김현섭은 "2㎞를 9분20초대에 맞춰 들어오다 최근 9분10초대로 늦췄다. 12㎞ 지점 이후는 8분50초대에 통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피드는 자신 있다. 체력만 버텨주면 좋은 결과를 확신한다"고 했다. 고비는 10㎞~12㎞ 지점과 14㎞~15㎞ 지점, 19㎞~20㎞ 지점이다. 김현섭은 "두 번째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박칠성도 속도는 김현섭 못잖다. 관건은 첫 고비를 언제 맞느냐다. 그는 "30㎞ 이후에 찾아오는 첫 고비는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점이 빨라지면 메달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홈 관중의 응원이 필요하다. 박칠성은 "대구 육상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름 좋은 성적(7위ㆍ3시간47분13초)을 낸 건 홈팬들의 성원 덕이었다. 마지막에 힘이 쭉쭉 빠지는데 뜨거운 응원에 이를 악 물고 걸었다"고 했다.
◆김현섭 프로필
▶생년월일 1985년 5월 31일 ▶체격 176㎝ 59㎏
▶출신학교 속초상고-경운대 ▶소속팀 국군체육부대(상무)
▶수상경력
2004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 경보 10㎞ 동메달
2005년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경보 20㎞ 은메달
2006년 일본경보선수권대회 경보 20㎞ 금메달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경보 20㎞ 은메달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육상 남자 경보 20㎞ 23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20㎞ 경보 동메달
2011년 아시아경보선수권대회 20㎞ 금메달
2011년 대구 육상세계선수권대회 경보 20㎞ 6위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경보 20㎞ 17위
▶경보 20㎞ 개인 최고기록 1시간19분24초(2014년 아시아경보선수권대회·한국기록)
◆박칠성 프로필
▶생년월일 1982년 7월 8일 ▶체격 173㎝ 62㎏
▶출신학교 나주공고-동신대 ▶소속팀 삼성전자 육상단
▶수상경력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경보 20㎞ 41위
2007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 경보 20㎞ 은메달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경보 20㎞ 33위
2009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경보 20㎞ 동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경보 20㎞ 실격
2011년 아시아경보선수권대회 20㎞ 동메달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50㎞ 13위
2013년 일본 50㎞ 경보 다카하타대회 금메달
▶경보 50㎞ 개인 최고기록 3시간45분55초(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한국기록)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