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두산의 주장 홍성흔(38)은 10일 LG와의 잠실 경기에서 두 가지 대기록을 세웠다. 5회 무사 1루 세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쳐 개인 통산 1900안타와 2800루타를 달성했다. 시즌 열세 번째로 나온 이 홈런은 지난 5월 28일 KIA와의 광주 원정 이후 스물아홉 경기 만에 나온 홈런이어서 그 의미가 더했다.
하지만 대기록 달성에도 홍성흔은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다. 팀이 손쉬운 승리를 앞두고 경기 막판 무너져 13-12로 진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12-4로 앞선 8회말 수비 때 이병규(31·등번호 7번)에 만루홈런을 맞는 등 대거 여덟 점을 주며 어려운 승부를 했다. 경기 뒤 홍성흔은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가라앉아 있어 나온 결과"라며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배들 잘 이끌어 서둘러 팀을 재정비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라고 했다.
두산은 이달 들어 한 여덟 경기에서 5할 승률(4승 4패)를 가져가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스무 경기에서 5승 15패를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한때 3할을 웃돌던 팀 타율은 같은 기간 0.267까지 떨어졌고, 팀은 4위 자리마저 롯데에 내주고 5위로 밀려났다. 홍성흔에게도 달갑지 않은 한 달 성적표였다.
하지만 홍성흔은 "6월에 팀도 나도 모두 부진했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밸런스를 되찾고 있다"며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반등의 기회는 꼭 올 것이다. 앞으로 경기가 더 기대된다"고 했다. 오른손타자 최초 통산 2000안타 달성에 대해서는 "아프지 않는 것과 체력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짧게 답했다.
현재 홍성흔은 통산 최다 안타 순위에서 양준혁(45·은퇴·2318개)과 장성호(37·롯데·2071개), 전준호(45·은퇴·2018개), 이병규(40·LG·2003개)에 이어 5위를 달리고 있다. 상위 5위권에서 오른손타자는 홍성흔이 유일하다. 10일 현재 올 시즌 성적은 일흔세 경기 타율 0.328(259타수 85안타) 13홈런 50타점. 큰 부상 없이 계속 경기에 나간다면 내년 시즌 기록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11일부터는 한화를 잠실 홈으로 불러들여 주말 3연전을 한다. 상대 선발투수는 올 시즌 두 경기에서 승리 없어 1패 평균자책점 8.68을 기록 중인 라이언 타투스코(29)다. 홍성흔은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여섯 경기에 나가 타율 0.348(23타수 8안타) 1홈런 8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