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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하반기 시작부터 '삐걱'…침체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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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재건축 규제 완화 등 국회 통과 미지수
견본주택 수만명 몰린 용산·세종시 청약미달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하반기 들어서자마자 주택시장이 삐걱이는 모습이다. 서울 용산과 세종시 등 신규분양 아파트 견본주택에 수만명이 다녀간 후 청약 미달이 속출하는 등 수요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규제 완화 법안이 여야간 정쟁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9일 법안 처리의 첫 단계인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 재건축 규제 완화 등 법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국토위는 현재 소위 개최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회기에 법안을 처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날 논의하려던 법안 중에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부동산 규제 완화의 핵심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재건축 조합원들의 부담금을 낮추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토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 등이다.


집값 급등기인 2005년 만들어진 분양가상한제는 현재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영, 정부가 2012년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이를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 또한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4월 정부가 발표했지만 법 통과 지연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민주택기금을 주택도시기금으로 확대·개편해 도시재생 등에 활용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통과가 시급하다. 그러나 법안의 논의 자체가 무산되면서 부동산 시장 정상화 뿐 아니라 리츠(REITs)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 등 무주택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도 늦어지게 됐다.


과거 부동산 과열기에 만들어진 규제 대못을 뽑아 주택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국회에서 막히면서 시장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수도권 집값은 물론, 주택 거래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달에는 감소세를 보이던 미분양주택도 9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경제팀이 공언하고 있는 내수 살리기도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안 통과 지연으로 정책 타이밍을 놓치면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기를 놓치면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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