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앵커링 금지' 규칙 대비해 '새 퍼터 시험 중'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이 왜 '황제의 퍼터'를 바꾸려고 할까.
5월말 미국 텍사스주 콜로니얼골프장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시즌 첫 승을 일궈내 '新골프황제'의 자리를 확실하게 굳힌 무대다. 대회를 하루 앞둔 수요일 연습그린에서 애지중지하는 스카티카메론 퓨추라X 이외에 52인치 스트레이트 브룸스틱 샤프트 형태의 퓨추라X 7S와 52인치 더블 벤드 브룸스틱 샤프트 형태의 퓨추라X 7 등을 시험했다.
스콧이 바로 한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롱퍼터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그것도 롱퍼터가 '부활의 동력'으로 작용했고, '넘버 1'의 자리에 올려놓는 초석이 됐다. 23세인 2003년 도이체방크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낸 뒤 2004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까지 제패해 일찌감치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라섰다가 2008년 바이런넬슨에서 통산 6승째를 수확한 이후 갑작스런 퍼팅 난조로 약 2년간 슬럼프에 빠진 게 출발점이다.
스콧은 결과적으로 샤프트가 배꼽까지 오는 밸리퍼터를 선택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2010년 텍사스오픈에 이어 2011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면서 확실하게 '제2의 전성기'를 열었고,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롱퍼트로 우승한 최초의 선수라는 진기록까지 곁들였다.
문제는 오는 2016년부터는 지금처럼 퍼터의 그립을 가슴이나 배꼽에 대고 퍼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골프규칙 14-1b항을 손질해 "골프채를 몸에 붙여서 스트로크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넣었고, 2016년 1월1일부터 적용한다. 핵심은 롱퍼터를 사용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몸에 붙이고 퍼팅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2011년 PGA챔피언십 챔프 키건 브래들리(미국)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짐 퓨릭(미국) 등 대다수 '앵커링 퍼팅' 선수들은 이미 가슴 대신 팔목에 퍼터를 기대는 카운터밸런스드 퍼터를 선택해 적응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스콧 역시 서서히 준비할 때가 된 셈이다. 스콧이 이번에 테스트 한 2개의 프로토 타입은 시각적으로 바닥에 넓게 붙은 디자인과 낮은 무게중심으로 일관성을 강조한 모델로 알려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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