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저널은 "시 주석이 동아시아에서 지역 안보 체제를 다시 설계하려 들고 있지만 한반도 현황의 근본적 변화에는 관심 없다"며 그가 서울과 협력하기보다 자국 안보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게 저널의 해석이다. 한반도 통일을 한국이 주도할 경우 중국은 국경에서 미군과 맞닥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저널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과 중국의 정상들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의 우경화에 대해 경고한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저널은 중국이 한국 내의 '반(反)아베 정서'로 한국과 일본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 역내 미국 동맹들 사이에 분쟁을 조장해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널은 이를 위한 전술의 일환으로 한국이 선택됐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저널은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 3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많은 이슈에 대해 뜻을 같이 했지만 북한 문제는 예외였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양국 정상은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개발되는 데 반대한다고 발언했다. 시 주석은 더 나아가 평화통일에 대한 한민족의 염원을 존중한다며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정상회담 뒤 발표된 공동 선언문에 한반도 내 핵개발 반대라는 일반 선언은 담겨 있지만 북한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저널은 북한을 보호하려는 중국의 오랜 본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견해 차이도 언급됐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인 핵 포기 행동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시 주석은 한국과 북한의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널은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화가 나 있지만 그를 버릴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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