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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지배구조 시대]한화, 지주 전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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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한화그룹

금산분리 장벽 높아 적잖은 시일 걸릴 듯
경영권 승계 급하지 않아…당분간 핵심사업 역량 강화 주력


[아시아경제 박민규·김소연·정준영·박미주 기자] 한화그룹은 화학과 태양광 등 핵심사업 위주로 한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당장 경영권 승계가 급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에는 금산분리 장벽이 높아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핵심 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사업부문의 가치를 높인 이후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주 전환 시 금산분리 해결 관건= 한화는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D를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D등급은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주주가치 훼손의 현실화 우려가 큰, 즉각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절실한 기업에 매겨진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해답이 지주사 전환이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 금산분리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손해보험·한화자산운용·한화인베스트먼트·한화손해사정·한화티엠에스·한화저축은행 등 다수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건설이 24.88%, 한화가 21.67%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한화건설이 한화의 100% 자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한화생명은 온전히 한화의 지배력 아래 있는 셈이다.

한화생명은 한화손보의 최대주주(34.29%)이면서 한화자산운용·한화손해사정·한화티엠에스 등을 100% 자회사로 지배하고 있다. 또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 한화엘앤씨가 한화투자증권(15.41%)과 한화저축은행(36.05%)의 지분을 다량 확보하고 있고, 한화인베스트먼트는 한화투자증권이 최대주주(92.43%)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중간금융지주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상단에 놓인 비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정리하는 게 만만치 않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한화그룹은 지주사로 굳이 전환할 필요성이 낮을 뿐더러 금산분리를 해결하지 못하면 답이 없다"고 짚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도 "한화그룹은 사업부문 가치보다 투자유가증권 가치가 더 높아 지주사 요건을 갖췄으나 금산분리를 피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 한화는 지난달 사업부문 가치를 높이기 위해 100% 자회사인 기계 제조업체 한화테크엠을 인적분할해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한화를 지주사로 전환하기보다는 사업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3세 승계를 서두를 필요성이 낮은 데다 이미 3세들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다량 확보하고 있는 점도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급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한 그룹 관계자는 "건강 문제가 해결되면 김 회장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전망"이라며 "고령이 아닌 만큼 벌써부터 후계구도를 논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건강 악화로 인한 구속집행정지 및 이후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난 김 회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사회봉사 명령 이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3세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한화S&C가 그룹 지원과 자회사 성장을 품에 안고 탄탄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총알' 확보 걱정도 덜하다. 2005년 김 회장과 한화가 지분 전량을 아들 3형제에 넘겨준 한화S&C는 한화에너지·휴먼파워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또 한컴(69.87%)·한화큐셀코리아(20%)·한화(2.20%)·한화손보(0.37%) 지분도 보유 중이다. 한화S&C는 2012년 기준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46%에 달할 만큼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사례로도 지목된다. 한화S&C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8% 증가한 1829억원을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한화S&C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한화와 합병 등으로 경영권 승계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제약·유통 등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한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한화엘앤씨의 건자재사업부 매각을 모건스탠리에 넘긴 데 이어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 드림파마도 최근 미국계 제약사 알보젠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매각을 앞두고 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씨스페이스, 포장재 제조업체 한화폴리드리머도 매물로 내놓는 등 비주력을 떼 내 마련한 실탄으로 그룹 핵심사업인 화학·태양광에 집중하는 구도다.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미국 최대 화학물질 제조업체 다우케미칼이 지난해 매물로 내놓은 염소 관련 범용화학 사업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태양광부문 전망이 밝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은 자회사 매각에 따른 재무위험 희석 및 하반기 중국태양광부문의 가파른 실적 개선이 확실시된다"며 "수직계열화를 통한 안정적 실적이 담보되고 발전사업으로 업역을 넓히며 태양광 프리미엄 부활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한화그룹은 2010년 한화솔라원(솔라펀파워) 인수, 2012년 한화큐셀 계열 편입으로 태양광부문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업황 턴어라운드(개선)가 올 경우 한화솔라원·한화큐셀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짚었다.


<기획취재팀= 박민규·김소연·정준영·박미주 기자>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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