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침하 우려에 교통대책도 실행 안해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잠실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 공사 과정에 안전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저층부 판매시설 조기개장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등을 우선 오픈하기 위해 임시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임시사용승인 관련, 의견을 듣기위해 시민자문단을 구성해 의견을 청취 중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시민자문단에 참여하는 핵심 인사가 지하수 유출에 따른 지반침하 등 심각한 안전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고 있어 조기개장 시기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자문단 등의 입장을 참고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시민자문단의 의견이 최종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자문단 핵심 인사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9일 아침에도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석촌호수의 물이 거기(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지하)로 들어온다는 건 팩트에 가깝다"며 "석촌호수와 타워의 중간 도로(지반침하)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견해를 밝혔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안전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것이어서 조기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 측은 의견이 다르다. 김종천 롯데물산 사업총괄 이사는 "석촌호수는 인공호수로 조성돼 원래부터 지하수가 유입되지 않으면 물이 빠지는 구조"라면서 "공사현장 지하 6층에서 나오는 물은 석촌호수 물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기개장과 관련해서 김 이사는 "인가 조건을 받은 대로 성실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주변 교통대책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저층부 개장으로 하루 20만명 정도의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이 일대 교통이 더 혼잡해지는데 롯데가 시에 약속한 교통대책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롯데는 최근 입점이 확정돼 인테리어 공사와 판매 물품을 준비하던 협력업체 등에 무기한 연기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기개장이 목표시기보다 늦어지면서 입점, 협력업체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조기개장 시 기대매출 등을 고려하면 롯데의 손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23층 규모로 들어서는 제2롯데월드는 현재 타워동 74층 공사가 진행 중이며, 백화점과 영화관, 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저층부는 이미 지난달 완공된 상태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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