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민건강보험 재정이 2016년께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이사회에서 의결한 '2014~2018년 재무관리계획안'을 보면 현 수준으로 보험료를 인상하면 건강보험 재정은 올해 2조2224억원의 흑자를 낸 뒤 2015년 1321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줄어든다. 또 2016년에는 1조469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18년 1조9506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된다.
보험료 인상율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되, 보장 범위를 늘린다는 전제에서 나온 예측이하다. 보험료는 조금 올리는데 쓸 곳이 늘어나면 곳간이 비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2016년 곳간이 빈다는 시기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공단이 이런 부정적인 결과를 고해성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보험 보장성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는 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저소득층 노인들의 치과 임플란트 비용을 줄여주는 내용의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4대 중증 질환의 보험 적용을 비롯해 하반기부터 건강보험 보장성을 더욱 강화된다. 보장성 확대의 당위성은 각설하고, 보험 적용 질환이 늘어나면 건강보험 재정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건강보험 재정이 부족하면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전국민이 부담하는 보험료가 늘어난다는 것은 내 월급통장에서 더 많은 보험료가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국민적 저항이 불가피하다. 공단이 예상보다 이른 '2년 뒤 적자'를 예측한 것은 보험료 인상에 따른 국민 저항을 염두해둔 포석일 수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손질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소득중심 부과체계 개선안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뜯어고치려는 건보공단 입장에선 답답할 수 있다. 그렇다고 '2년 내 건강보험 재정이 거덜난다'고 겁을 주는 것은 불편하다. 조만간 사회 안전망이 해체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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