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김종대 이사장이 담배소송에 이어 비만과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김 이사장은 30일 건강보험 출범 37주년, 건보공단 창립 14주년을 맞아 서울 염리동 건보공단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 패러다임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흡연에 이어 '비만'문제에도 적극적,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전 국민의 식습관을 모니터링해 비만정책을 세우는데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건강 유해식품의 위해성을 규명하기 위해 건보공단의 건강검진 문진표에 인스턴트 식품과 같은 정크푸드의 섭취빈도 등을 설문항목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의 비만예방 및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학계와 의료계, 연구기관, 정부부처, 시민단체 등 전문가들과 함께 비만관리대책위원회를 조직,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김 이사장은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를 위해 우선 건보공단 자체적으로 관련 비만대책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김 이사장은 "지금부터라도 정크푸드 등 건강 유해식품을 관리, 규제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우리 사회는 비만으로 흡연 못지않은 사회경제적 손실을 보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 담배와 마찬가지로 비만을 유발하는 건강 유해식품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WHO 연구결과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과체중과 비만으로 심장질환을 앓는 사람은 연간 1천700만명에 달하며, 이로 말미암은 사망자수는 2005년 260만명에서 2010년 340만명으로 증가했다. WHO는 2015년에는 전 세계 비만 인구가 23.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비만상황도 심각하다. 인제대 백병원 연구팀이 2011년 건보공단의 건강검진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190만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성인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산정한 결과, 2011년 기준 약 3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건보공단 정책연구원이 2012년 비만과 흡연, 음주 등 건강 유해요인의 비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1년 기준 비만과 과체중 관련 총 진료비는 2조7천억원(비만은 2조1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흡연으로 말미암아 지출된 진료비 1조7천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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