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블로그]'희망의 파수꾼' 박원순에 거는 기대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06년 지방선거 때의 일이다. 한 광역자치단체장을 전담 취재한 적 있다. 재선에 도전하고 있던 이 단체장의 첫 인상은 매우 쾌활하고 친절했다. 마치 이웃집 아저씨 같다고나 할까. 선거활동을 지켜보며 포장된 모습만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허리와 고개를 바짝 숙이며 겸손하게 다가서는 그의 모습에 유권자들도 마음을 열었다. 결국 그는 무사히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취임 한달 후 우연히 마주친 그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그 누구를 만나도 구부리거나 허리를 숙이지 않았다. 뻣뻣한 허리와 고개, 찌푸린 듯 가늘게 눈을 뜨면서 위압적으로 상대방을 노려보는 '권위'의 상징으로 변신해 있었다. 자신감ㆍ당당함과는 전혀 느낌이 달랐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임기 내내 "사람이 변했다", "건방지다"는 악평에 시달렸고 결국 3선 도전에 실패했다. 성공한 사람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교만과 자아 도취, 우월감 등이 그를 실패의 길로 내몰았던 셈이다.


2014년 7월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해 2기 시정에 들어갔다. 박 시장은 과연 어떨까? 사실 역대 정치인들 중에 박 시장처럼 독특한 인물은 거의 없다. 그는 20여년간 한국 시민 운동을 이끌어 온 대표적 시민운동가에서 어느날 느닷없이 행정가ㆍ정치가로 변신한 특이 이력의 소유자다.

게다가 그는 수많은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들과 다른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386세대나 쟁쟁한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그동안 청렴ㆍ도덕성ㆍ개혁성 등의 기대를 안고 등장했다가 실망만 잔뜩 안겨 준 채 쓸쓸히 퇴장하거나 '그저 그런' 정치인으로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박 시장은 달랐다. 우선 '당선되면 사람이 달라지는' 기존 정치인들과 달리 특유의 소탈ㆍ소박한 태도를 그대로 유지해 호평을 받고 있다. 사람을 만날 때나 시정을 펼칠 때도 한결 같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말 뿐인' 여타 정치인들과 달리 자신이 내세운 반토건, 사람ㆍ복지 중심의 소통 시정을 펼쳐 '차별성'을 인정받았다.


실용주의적 태도를 견지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기존 정치권의 구태에 실망한 서울 시민들이 "박원순이 하니 뭔가 다르구나"라고 느꼈을 때, 이미 6.4 지방선거는 해보나 마나였다.


수도권의 같은 당 후보들이 교만ㆍ자만에 빠졌거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해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박시장이 압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이같은 시민들의 평가가 있었다.


주목할 것은 앞으로다. 박 시장은 그동안의 성공 코드인 겸손, 소박, 소통이라는 덕목을 유지하면서 사람 중심 철학이 녹아 있는 독특한 시정을 완성해 갈 수 있을까 ? 아니면 그 역시 독선과 아집, 교만과 자아 도취에 빠져 실패의 길로 접어들 것인가 ?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가 모든 것을 바꿔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희망' 하나는 건질 수 있을 테니깐 말이다. 앞으로 박 시장이 소통ㆍ사람 중심의 시정 철학을 통해 펼쳐 나갈 새로운 서울 시정의 모습이 어떤 것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지난 2년간은 '워밍업'이라고 봐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르다. '희망의 파수꾼'의 행보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