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KT가 27일 비통신 계열사인 KT렌탈과 KT캐피탈의 매각을 추진한 이유 중 하나는 만만찮은 규모의 명예퇴직 자금을 충당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지난 4월 전국의 236개 지사를 79개로 통폐합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8356명의 명예퇴직을 실시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KT는 이에 따라 약 1조2356억원의 특별위로금이 발생해 올해 2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KT가 지난 4월 13일 발표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KT가 발행한 사채 중 2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는 총 9516억원으로 집계됐다. 명퇴비용까지 합하면 KT는 2분기에만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KT의 내부 유보자금은 많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KT는 2조70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한 7000억원이 넘는 사채 등을 대부분 내부자금으로 갚았다고 밝히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T가 명퇴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BC카드를 매각할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면서 "1조원이 넘는 명퇴 자금을 충당하려면 그 방법이 유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 대출이나 채권 발행으로 충당하기에 이번 명퇴 규모가 커 계열사 매각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T는 "충분히 자체 조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계열사 매각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KT캐피탈과 KT렌탈 매각 추진을 위한 자문사를 조만간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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