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이틀 연속 상승하며 1990선을 회복했다. 향후 움직임은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과 실적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지표를 통해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최근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는 올해 2분기 실적은 넘어야 할 벽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하반기 코스피는 생각보다 강한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동반 성장 모멘텀 회복 및 물가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며 글로벌 증시의 새로운 상승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출주도 신흥국, 그 중에서도 코스피시장에 우호적이다. 6월 중순 이후 하반기 시장에 대한 퍼즐이 하나 둘 맞춰지고 있다.
G4(미국, 유럽, 중국, 일본)의 제조업 경기가 동반 확장국면에 진입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미국, 유로존, 중국, 일본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동시에 기준선인 50을 넘어선 것이다. 2013년 8월과 비슷한 국면으로 지역별 PMI의 흐름이나 레벨은 좀 더 긍정적이다. 하반기 세계 경제의 동반 회복 모멘텀을 잡아야 할 시점이 임박하고 있다.
수요 증대를 바탕으로 한 물가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선진국 물가지수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데 미국과 유럽의 재화가격 반전이 뚜렷하다. 글로벌 수요단 변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글로벌 경기·수요 회복과 발맞춘 물가 상승이 전개되며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퍼즐은 이익추정치의 턴어라운드다. 최근 가파른 하향 조정세가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발표 전후가 퍼즐이 완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코스피 이익 전망치는 8% 넘게 하향 조정됐고 향후 삼성전자의 추가 실적 하향 조정폭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전일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동시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마디지수인 2000선에 다가섰다.
주요 투자자들의 적극성이 재차 강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폭을 빠르게 회복한 배경을 살펴보면 주요 선진국 제조업의 개선세가 유효한 가운데 그동안 경착륙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중국 제조업까지 호조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국내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것이 시장 분위기 반전의 트리거로 작용한 것이다.
주요 수출국 경제지표 개선세를 고려할 때 하반기 수출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원화 강세와 같은 비용측면에서 우려감을 자극하는 변수들이 여전한 가운데에서도 주요 수출주(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코스피의 반등세가 재차 강화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 하겠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매출 자체가 커질 경우 원화 강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일부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전일 코스피가 장대 양봉을 그리며 지난 20일 현·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외국인 매도공세로 인한 하락폭과 주요 이평선을 일제히 회복하는 등 주식시장이 단기 조정권에서 벗어나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할 때 코스피 2000선 돌파 및 안착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기적으로 분기말과 반기말을 앞두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의 강세 현상이 지속될 수 있는 시점이다. 주요국 제조업 지표의 동반 개선세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연기금을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의 매수우위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코스피시장 내 대형주 중심의 매매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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