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하루만에 2000선을 내주고 1980선으로 내려앉았다. 추가 조정보다는 기술적 반등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나 문제는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경기민감업종(시클리컬)이 모멘텀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 예상대로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고 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시기에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며 필요할 때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 경제에 대해 경제 성장세가 최근 몇 달간 진행되고 있다고 낙관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4월 이후 박스권 하단 수준인 1980포인트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추가 조정보다는 기술적 반등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강한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부족해 박스권 돌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1980~2020포인트의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박스권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가 없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무산되지도 않았다. 특히 최근 시장에 경계심을 가중시켰던 미국 연준의 FOMC도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서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그간 미국의 통화정책 이벤트의 경우 불확실성 해소 측면이 부각되며 지수의 반등이 나타났던 경험이 있다.
더욱이 이라크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언저리 변수로 본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안정적인 순매수 기조를 기대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를 기반으로 코스피는 본격적인 2000선 안착 및 박스권 상단 진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강화를 대비해 경기 민감 대형주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정민 KDB대우증권 연구원= 선진국 통화정책에 의한 '리스크 온(위험선호)'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FOMC 이후 시장의 눈은 다시 실물 경기로 향할 것이다.
지난 3년간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던 국면마다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힘은 글로벌 유동성에서 나왔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중국 경기의 반등이 뒷받침돼 왔다. 2012년 1분기와 3분기, 2013년 3분기 등 코스피가 2000포인트대에 올라서는 강세 국면에서 시장을 주도했던 업종 역시 화학과 조선 등 소위 시클리컬 업종들이었다.
이러한 시클리컬 업종의 반등은 2~3분기 강세장 전망의 필요조건이다. 먼저 중국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단기 반등 사이클에 접어들고 있는 중국 경기는 경기민감주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물가의 반등은 그동안 수출가격이 급락했던 국내 소재 및 산업재 섹터의 이익 개선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중국 경제의 기조적인 성장 둔화를 불가피하다. 중국 부동산과 금융시스템을 둘러싼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해있다. 그러나 정부의 부양책에 기댄 중국 경기의 소순환적 회복 사이클은 유효하며 이제 시작 단계다. 톱다운(Top-Down)의 관점에서 시클리컬 업종에 접근하는 전략은 결국 이러한 변곡점을 잡아 들어가는 모멘텀 플레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 스탠스가 일보 후퇴하면서 시보 금리가 재급등하거나 중국 주택 가격의 하락세가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중국발 버블 붕괴 우려가 커진다면 리스크다. 그러나 아직 그러한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2~3분기는 시클리컬 업종을 사기에 좋은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모멘텀을 가야할 시기라고 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