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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동부에 고강도 구조조정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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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패키지 인수' 불투명해
산은, 24일 오후 긴급 브리핑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동부그룹에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 체결 등 고강도 처방을 쓸 전망이다. 포스코의 동부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인수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 방식을 놓고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구조조정 진행이 더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4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날 자리에서는 포스코와의 패키지 매각 협상 결과에 대한 최종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이미 동부그룹에 27일까지 동부제철 자율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이 마저도 수용하지 않으면 워크아웃까지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그룹의 자율협약 추진 여부의 중요한 열쇠는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달 말까지 동부패키지 인수 결정을 위한 실사를 마쳤지만 현재까지도 산업은행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입찰 제안서를 내겠지만 산은이 요구하는 절반 수준인 4000억원대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가 가격문제로 동부패키지 인수포기를 공식화할 경우 산업은행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의 패키지 매각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에 패키지 인수를 제안했다. 동부그룹은 경쟁입찰방식을 고수하다 결국 산업은행에 모든 결정권을 넘긴 바 있다.


포스코가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거나 낮은 매각가를 제시해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하게 되는 어떤 경우에도 산업은행은 무리한 매각으로 오히려 구조조정 이행을 늦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매각에 대한 새 판도 고민해야 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포스코의 입장이 나올 경우 산은 역시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동부제철 차환발행에 대한 채권단의 승인 여부도 결론이 날 예정이다. 당초 24일 열릴 예정이었던 차환발행심사위원회(차심위)는 일부 채권단의 지원 반대로 결의가 늦어지고 있다.


동부제철은 다음달 초 총 700억원 규모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한다. 채권단들이 동부의 자구계획을 심사해 만장일치로 차환 발행을 승인하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당초 계획안에 따르면 700억원 중 200억원은 산업은행이 자체적으로 차환을 발행하고 나머지 500억원 중 400억원은 채권은행(30%)과 신용보증기금(60%), 금융투자업계(10%)가 나눠서 인수하기로 했다. 100억원만 동부제철이 부담하면 되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나 신용보증기금과 금융투자협회는 포스코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포스코가 동부패키지 인수를 포기할 경우에는 동부의 자구계획이 차질을 빚는다고 판단해 지원을 거부할수도 있다는 의미다. 차환발행이 거부될 경우 동부그룹의 유동성은 급격히 악화된다. 구조조정은 지연되고 동부그룹은 채권단의 주도 아래 추가 구조조정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기 회장의 장남 남호씨가 소유하고 있는 동부화재 지분을 내놓으라는 채권단의 요구에 반발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은 결국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워크아웃 또는 자율협약 체결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동부그룹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산은과 채권단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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