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들, 창업시장 대거 유입…프랜차이즈론, 주류대출 등 고객모시기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은행과 주류도매상들이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을 놓고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경기불황에 따른 구조조정 한파로 희망퇴직자 등이 창업시장에 대거 쏟아지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대출금융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24일 금융권과 프랜차이즈업계 등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프랜차이즈론' 상품을 통해 대부분 억대의 창업 및 운용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KB국민ㆍ우리ㆍ신한ㆍ외환ㆍ하나 등 5개 시중은행의 올해 5월 말 기준 프랜차이즈론 잔액은 6044억원에 달한다. 2012년 말 2363억원, 지난해 말 5414억원을 기록해 2배 이상 크게 증가했으며 올 들어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한도는 개인의 신용도 및 브랜드별로 상이하지만 최대 1억∼2억원 범위까지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며 "시장에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출실적도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처럼 고액대출은 아니지만 생맥주를 판매하는 호프 가맹점을 중심으로 주류도매상들의 대출지원도 활발하다. 주류대출은 국내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들이 시장점유율 경쟁을 하면서 생겨난 제도다.
업계에 따르면 매장의 위치나 생맥주 판매량 등에 따라 2000만∼5000만원 규모의 대출자금을 가맹점 등에 제공한다. 무이자 대출로 매장에 따라 상환기간은 10∼20개월 정도다.
주류도매업계 관계자는 "통상 매장이 주류도매상에게 주류대출을 요구하면 주류도매상이 주류사가 협의해 대출규모를 정한다"며 "주류사가 승인하면 주류도매상이 매장에 주류대출을 대신 지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주류대출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를 활용해 창업을 하는 가맹점이 많다는 점에서 은행권의 프랜차이즈론과 유사한 또 하나의 금융대출 시장으로 불리고 있다.
종합주류도매상은 전국에 1200여개 정도로 추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약 19만개다. 이 가운데 외식업은 8만개(42%) 수준이다.
외식업 가운데 생맥주 등을 판매하는 호프 전문점 등의 비중을 5%로만 추정해도 4000개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정도가 평균 3500만원의 주류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그 규모가 1400억원 수준이다. 실제 주류대출 규모는 이 보다 더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지역 등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주류대출 대상이 되는 가맹점 가운데 적어도 절반 이상이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 및 운영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무이자에다 신청 및 심사조건이 크게 까다롭지 않다는 점에서 대출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