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1년 만기 250억원 규모 예정…계열사 동부證, 대부분 물량 인수 예정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부CNI가 두달 만에 회사채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특히 이번 회사채 발행은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황에서 흥행 실패를 우려해 담보까지 내세웠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CNI는 내달 1일 250억원 규모 담보부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1년이며 신용등급은 'BBB0(부정적)'이다.
금리는 7.8%로 정해졌다. 이는 지난 20일 기준 BBB0 무보증회사채 1년물 민평금리가 5.413%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2.387%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담보부사채의 경우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고 고정금리로 발행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9일 동부CNI의 신용등급을 BBB0(하향 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한단계 내렸다. 투기등급 직전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동부CNI는 토지와 건물, 기계장비 등을 담보로 잡혀 신용등급을 한단계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A등급 미만인 데다 지난 4월 같은 등급으로 발행했던 500억원 규모 회사채가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행도 기관투자가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동부CNI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기관투자가 수요가 단 한건도 들어오지 않아 동부증권을 비롯한 인수단이 발행 물량을 모두 떠안았다.
이번 동부CNI의 담보부사채도 계열사인 동부증권이 책임진다. 발행 물량 250억원 중 240억원을 동부증권이 인수할 예정이다. 나머지 10억원은 대표주관사인 부국증권이 맡는다. 명목상은 대표주관사지만 사실상 동부증권이 물량을 다 떠안게 되는 셈이다.
동부CNI는 이번 담보부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내달 만기가 돌아오는 500억원 규모 회사채 차환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물량으로 부족한 부분은 추후 다시 무보증사채 발행으로 충당할 예정이지만 제반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용훈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동부CNI는 만기구조 단기화로 차환 부담이 높은 가운데 동부그룹 자구계획 지연으로 인한 계열 유동성 부담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동부하이텍 지분 매각 등 자체 유동성 보강 계획이 지연될 경우 신용등급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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