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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넘기니 이라크 폭풍…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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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급락·유가 급등…시장 변동성 확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유럽의 돈 풀기 효과로 우크라이나발 악재에서 벗어나던 글로벌 금융시장에 이라크발 폭풍이 몰아쳤다.


이라크 정세 불안으로 내전 위기가 고조되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주요국 주식시장은 하락했다. 유가는 급등하고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금값도 뛰었다.

◆증시 꺾이고 변동성 확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던 미국 증시가 12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1% 하락한 1930.1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65%, 0.79% 떨어졌다.


이번 주 내내 상승세를 보인 뉴욕 증시는 상승 피로감과 이라크발 악재가 겹치면서 이틀 연속 고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크게 오른 유럽 증시도 조정 국면을 보였다. 독일의 DAX 30 지수는 이날 0.11%, 프랑스의 CAC 40 지수도 0.02% 내렸다.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던 세계 변동성 지수는 크게 올랐다. 미 금융권에서 '공포지수'로 불리기도 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9% 급등했다. 그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뜻이다.


◆유가 들썩, 석유업계 우려 확산=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 상승한 배럴당 106.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ICE선물시장에서 2.8% 오른 배럴당 113.02달러에 장을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일제히 오른 것은 이라크의 정정 불안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라크의 혼란이 석유 생산을 당장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북부를 장악한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현재 수도 바그다드가 포함된 남쪽으로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제반 시설이 덜 발달된 북부에 비해 남부는 이라크 최대 유전 등 다양한 원유 개발 시설을 갖고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주요 석유업체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영국 석유회사 BP가 0.28% 내렸다. 토니 헤이워드 전 BP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거넬에너지는 5% 급락했다. 노르웨이 석유회사 DNO인터내셔널은 8% 폭락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니스탄 지역에서 석유를 들여오는 다국적 정유사 걸프 케이스톤은 16%나 떨어졌다.


마이클 루이스 독일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ISIL이 세력을 확대할수록 이라크 정부의 사태 해결 능력에 대한 불신은 커질 것"이라면서 "이로써 이라크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신규 원전 개발도 타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수요 부각, 원자재 시장 출렁=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면서 금값은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1% 오른 온스당 1274.0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보스는 "올해 금값이 여전히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이라크 사태로 반짝 강세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 가격도 1.9% 오르며 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우려까지 겹치면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5.6% 뛰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의 최대치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개입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이라크에서 미국의 이익이 위협 받을 경우 군사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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