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화가 이중섭 다룬 '길 떠나는 가족', 무대는 안 떠나요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이윤택, 이중섭 소재 연극 23년만에 다시 연출

화가 이중섭 다룬 '길 떠나는 가족', 무대는 안 떠나요 이중섭의 '흰 소'
AD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금도 독일이나 영국에 가면 40~50년 전 연극이 계속 공연됩니다. 옛날 것이라고 그냥 지나치는 건 옳지 않아요. 중요한 자산은 수용하고, 좀 촌스러운 것은 보완해서 옛 것을 새롭게 보는 연극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재 화가 이중섭(1916~1956)의 삶을 다룬 창작연극 '길 떠나는 가족'이 연출가 이윤택의 손으로 다시 돌아온다. 초연 무대를 선보인 지 23년 만이다. 1991년 무대에 올린 '길 떠나는 가족'은 연극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며 갖가지 상을 휩쓸었다. 이후 다른 연출가의 손을 거쳐 재공연 되기도 했던 이 작품을 '오리지널' 이윤택 연출이 맡아 새로운 버전으로 관객들을 맞는다.


11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택은 23년 전 작품을 또 다시 무대에 세우는 이유를 설명하며 "얼마 전 오태석 선생님 30주년 기념작 '자전거'를 하는데도 출연하려는 배우가 없었다"면서 "우리 연극이 너무 '새로운 것'을 향해서만 질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이 든 사람들을 우리 문화가 왜 이렇게 박대하는지 화가 나더라고요. 쓸 만한 것은 계속해서 새것으로 다시 태어나는 게 문화 축적 아닌가요? 지금 우리 문화는 새 레퍼토리만 계속 찾고 묵은 작품은 해도 안 봐줍니다. 그게 이번에 '길 떠나는 가족'을 다시 하게 된 가장 큰 동기죠."


새로 선보이는 '길 떠나는 가족'에서는 몇 가지 새로운 시도가 보인다. 극중 이중섭의 미술 작품들이 필요에 따라 등장하긴 하지만, 배우들이 각자 그 작품의 요소에 해당하는 오브제(소품)를 직접 들고 무대 위에서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여기에 필요한 소품을 산에서 칡을 뜯어 제작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중섭 역을 맡은 배우 지현준은 무대에서 직접 이중섭의 소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번 작품에서 이윤택은 배우들의 연기 방식도 옛 것과 새 것의 절충을 꾀했다. 사실 그는 초연 때부터 까다로운 지시로 배우들을 괴롭힌다고 소문난 인물. 초연 때 이중섭을 연기한 배우 김갑수가 신문 인터뷰에서 그를 '악질적인 연출가'라고 언급한 일화가 있을 정도다. 당시 배우들이 발휘한 고도의 집중력과 특유의 '낭만주의적 연기 양식'을 이번에도 고스란히 배우들에게 요구한다.


"엄청나게 강한 힘으로 대사를 힘들게 '찍어 치는' 게 과연 지금도 가능할 지를 놓고 씨름하고 있죠. 대사를 '날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찍는 게 옛날 스타일이에요. 본받아야 할 부분이고요. 요즘 배우들은 그렇게 안 하죠. 이번 작품에서 보이는 화술은 지금 배우들 화술과 좀 다를 겁니다. 굉장히 폼이 나요. 하하하."


새로 이중섭을 맡은 배우 지현준을 두고는 "우리 극단(연희단거리패) 출신이라 이 친구를 안다. 그래서 캐스팅할 때 '지현준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끼가 아니라 지성과 타인에 대한 소통을 갖춘 배우가 아니면 이중섭을 연기할 때 절대 감동을 줄 수 없어서 지현준이 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암담한 시대 상황에서도 예술혼을 불사른 화가 이중섭의 삶을 그린 '길 떠나는 가족'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