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라이프 최종일 10언더파 '폭풍 샷', 통산 10승 수확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세계랭킹 1위를 내주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골프여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기어코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 그레이사일로골프장(파71·6330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4라운드다. 무려 10언더파의 폭풍 샷을 앞세워 2위와 오히려 3타 차의 여유 있는 역전 우승(23언더파 261타)을 일궈냈다. 통산 10승째, 우승상금이 22만5000달러다.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끌어 모은 무결점 플레이였다. 펑산산(중국)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했지만 8번홀(파4)까지 5개의 버디를 수집하는 초반 스퍼트로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들어서도 대부분의 아이언 샷이 홀 근처에 떨어지는 날카로움으로 5개의 버디를 추가했다. 1라운드 4번홀에서 유일한 보기를 범한 이후 68개 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펼쳤다.
지난주 숍라이트클래식 직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준 뒤 1주일 만에, 그것도 우승으로 자존심을 회복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 지난해 6월 US여자오픈에서의 메이저 3연승으로 시즌 6승을 거둔 이후 지난 1년 동안 무관에 그쳐 우승이 고픈 시점이었다. 물론 지난 3월 유럽여자프로골프(LET)에서 우승컵을 수확했고 이 대회 직전까지 10차례 등판해 7차례나 '톱 10'에 드는 일관성으로 기대치를 부풀렸다.
주 무기인 퍼팅 감각이 살아나지 않아 걸림돌이 됐다. 퍼터를 여러 차례 교체하고 자세도 수정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에서 내려온 게 박인비에게는 오히려 약이 됐다. "부담감에서 벗어났고 동시에 동기 부여도 됐다"는 박인비는 "US여자오픈 이후 우승이 없었는데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하지도 못했다"며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날 작성한 10언더파는 지난해 박희영(27)이 3라운드에서 수립한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이다. 박인비는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가겠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퍼팅 감각이 다시 돌아와 매우 행복하다"는 소감을 곁들였다. 크리스티 커(미국)가 2위(20언더파 264타), 펑산산이 3위(18언더파 266타)를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루이스는 공동 6위(15언더파 269타)에 그쳤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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