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가름 없어 여야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법안 처리도 쉽지 않을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방선거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한 여야가 6월 국회로 이동해 2라운드를 치른다. 민심이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만큼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선거 직후인 5일 첫 회의를 갖고 "세월호 참사 관련 국가공무원법, 특별법, 국정조사 및 특검 가능한 진상규명과 유가족 대책, 재발 방지 등 여러 대책을 이번 국회에서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발족, 인사청문회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6월 국회 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6월 국회에 강한 의욕을 갖는 데는 지방선거 이후 첫번째 국회인데다 결과에 따라 다음달 30일 예정된 국회의원 재보선의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미니총선이라고 불리는 7·30재보선 결과가 향후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6월 국회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세월호 관련해서는 여야가 합심해야 한다"면서 "세월호국정조사특위를 제대로 운영해서 결과물을 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야가 6월 국회에 의욕적인 각오를 보였지만 다룰 법안이 만만치 않은데다 자칫 팽팽한 기싸움으로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월호 특별법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거론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상충 방지법안(일명 김영란법)'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는데, 법안 수위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전반기 국회에서 민감한 법안은 처리를 미뤘다"면서 "후반기에는 여야간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법안을 많이 다룰 것으로 보여 의견 충돌이 잦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미 여야는 본회의 관련 일정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오는 11일과 12일 본회의를 열고 여야 대표연설을 한다는 데는 합의를 봤지만 대정부질의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에서 5월에 긴급현안질의를 했는데, 6월에 또 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여당으로 탓을 돌렸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재보선을 앞두고 기선 제압을 위해서라도 6월 국회에서 강하게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야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참패를 면한 것은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보수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6월 국회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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