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3일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뱅가드 펀드를 통해 최대 1조3000억원의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돼 외국인 자금 변동성을 일부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13일 이후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2조9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투자비중(16%)이 높고 전체 외국인 순매수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iShare MSCI 신흥국 ETF펀드는 자금유입이 크게 둔화됐다.
하나대투증권은 신흥국펀드 자금 유입 둔화에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늘어난 데 대해 뱅가드 펀드의 매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뱅가드 자산운용사는 펀드 운용기준을 한국을 신흥국으로 분류하는 MSCI에서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FTSE로 변경하면서 지난해 7월까지 신흥국펀드에 편입된 한국주식 8조원 가량을 매도했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뱅가드 신흥국 펀드가 한국주식을 매도하는 사이 뱅가드 선진국 펀드들에 한국주식이 편입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동안 6조원 가량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뱅가드 선진국 펀드는 6개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은 선진국 아시아펀드 11%, 미국 제외 선진국펀드 3~4%, 미국포함 선진국펀드 1.7%, 뱅가드 선진국펀드가 보유한 한국 주식규모는 6조3000억원 정도로 기존 뱅가드 신흥국펀드 내 보유하고 있던 규모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들어 뱅가드 선진국펀드로부터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뱅가드 6개 선진국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30조5000억원 규모로 올해 들어 뱅가드 선진국ETF펀드로 유입된 자금 규모가 지난해 유입 규모의 55% 수준임을 감안해 올해 6개 펀드에 대해 전년대비 45%에서 55% 비중으로 자금 유입을 가정할 경우의 추정치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큰 iShare 신흥국 펀드 유입규모의 25~35%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면서 “iShare 신흥국 펀드에서 100만큼의 유출이 발생했을 때 뱅가드 펀드로부터의 자금 유입 영향으로 순유출 규모가 65~75로 경감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현재 자금 유입 숙도가 유지될 경우 올 한해 뱅가드 펀드로부터 국내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을 1조원~1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연초부터 현재까지 전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1조원)에 버금간다.
이 연구원은 “이와 관련 긍정적 모습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뱅가드 선진국 펀드에 한국주식이 편입된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주식순매수와 iShare MSCI 신흥국펀드 누적순유입 간에 이격도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국내 증시는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되더라도 선진국 펀드로부터의 자금유입이 버퍼 역할을 함으로써 부정적 효과가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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