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가 투자한 JID 주도로 소니, 파나소닉 등 3사 연합…중소형 OLED 시장 휩쓰는 삼성 '긴장'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스마트폰, 태블릿에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개발을 위해 연합전선을 형성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의 추격과 견제가 가시화되면 OLED 패널 시장에서 한일 양국간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재팬디스플레이는 소니, 파나소닉과 합작사를 만들고 OLED 패널 공동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OLED TV 공동 개발에 나섰지만 지난해 12월 협력을 중단, 독자 개발로 선회했고 최근에는 재팬디스플레이에 각각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재팬디스플레이 주도의 이 합작사는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 패널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OLED TV 시장 확대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대형 패널 수요는 적은 반면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는 소형 패널 수요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OLED 패널은 기존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자유롭게 휘거나 구부릴 수 있고, 파손의 위험이 적어 차세대 모바일 패널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 기어핏'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성장에 따라 OLED 패널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5400만대였던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은 오는 2019년 4억5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작사 설립에는 일본 정부의 입김도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 2011년 9월 일본 정부와 기업으로 구성된 일본산업혁신기구(INCJ)가 25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앞서나가는 상황에서 정부 주도로 한국 추격에 나서는 것이다.
일본 업체들은 이미 중소형 OLED 패널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해 OLED 패널 시험 생산 라인을 설립해 올초부터 소형 AMOLED 패널을 소량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초에는 5.2인치 풀HD OLED 패널을 공개하기도 했다. 소니도 OLED 모니터용 AMOLED, 카메라용 마이크로디스플레이를 생산하고 플렉서블, 신생산공정 등을 포함해 다양한 OLED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독주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OLED 패널 시장에서 매출 기준 삼성디스플레이는 88.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체 OLED 패널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AMOLED 패널 시장을 놓고 보면 지난해 연간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 점유율은 99% 이상으로 중소형 AMOLED 패널을 팔아 거둔 매출이 101억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스마트폰인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에 탑재되는 AMOLED 패널을 모두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 덕분이다.
결국 일본 업체들의 동맹으로 OLED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추격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패널 개발과 관련해 당분간은 대형보다는 '돈 되는' 중소형에 집중하는 방침으로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며 "중소형 OLED 패널 개발을 놓고 추격하는 일본과 도망가는 한국의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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