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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쿠데타로 경제혼란 가중…IB들 "늦기전에 발 빼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9초

국채입찰 부진·자금 이탈 가속화…금융혼란 가속화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태국에서 금융시장 혼란이 가시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군부의 쿠데타 이후 태국 주식·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3일 군부가 쿠데타를 선언한 이후 글로벌 펀드들은 태국 채권시장에서 2억800만달러(약 2128억원)를 인출했다. 같은 기간 태국 주식시장에서도 2억830만달러가 사라졌다.

태국 정부의 국채 입찰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태국 재무부는 28일물 국채 181억바트(약 5691억원)어치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목표금액 200억바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태국 중앙은행 역시 국채 입찰을 통해 조달하고자 하는 목표자금 300억바트을 달성하지 못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위 쿤 총 아시아 금리 전략 헤드는 "두 차례에 걸친 입찰 실패는 태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보여준다"면서 "자금이탈이 거세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증시에 대한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 중에 여전히 태국 증시에서 발을 빼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큰 오산"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태국에서는 1932년 입헌군주제 이후 19번의 쿠데타가 있었고 그중 12번이 성공했으며 대부분의 경우 증시는 서서히 회복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예전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과거 수차례 쿠데타가 있었지만 태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2개월 사이 기업들의 실적은 10%가까이 떨어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와 내년 태국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이 각각 5%, 9%에 그칠 것이라면서 이는 과거 성장률 10~12%를 밑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과 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국 혼란이 길어질 경우 증시가 받을 타격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보고서는 올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IB들도 비슷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HSBC의 개리 에반스 주식 전략 대표는 "태국의 정국혼란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올해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때도 없었다"면서 "국왕의 나이가 많은 것을 포함해서 장기적으로 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태국의 경제 체력 약화와 정국혼란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다만 군부가 민주적으로 정권을 이양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증시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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