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6~8일 3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조르주 비제의 대표 오페라 '카르멘'은 오페라 작품 중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상을 제시한다. 원작에서 불같은 매력을 가진 집시여인 '카르멘'은 기존의 청순가련형 주인공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적극적으로 남자를 고르고, 자신을 "아무도 길들일 수 없다"고 노래한다. 이런 카르멘과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은 스페인 특유의 정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지면서 뜨거운 사랑의 아이콘이 되었다. '투우사의 노래', '집시의 노래' 등의 아리아도 이 작품을 가장 대중적인 오페라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내용은 이렇다. 마성의 집시여인 카르멘은 자신에게 무관심한 하사관 돈 호세를 유혹한다. 결국 약혼녀가 있지만 카르멘의 매력에 빠진 돈 호세는 동료와 다투다 체포된 카르멘을 구해주고 감옥에 갇힌다. 카르멘과 함께하기 위해 군 복귀 명령조차 어기고 탈영한 돈 호세는 상관을 폭행했다는 죄목으로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어느 날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온 돈 호세는 카르멘을 다시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가 유명한 투우사 에스카미오와 함께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오는 6월6~8일 수지오페라단이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이는 '카르멘'은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자랑한다. 대규모 합창단, 연기자, 무용단, 풀사운드 오케스트라 등으로 총 출연진만 300여명에 이른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아리고 바쏘본디니가 제작한 화려한 색채의 300여벌의 의상도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캐스팅을 주목해볼 만하다. 수지오페라단은 지난 2월 이탈리아 로마와 밀라노에 있는 클래식 매니지먼트와 함께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했다. 까다로운 오디션 끝에 선정된 '카르멘'은 니노 슈굴랏제와 나탈리아 에바스타피에바이다. 니노의 카르멘이 순수해서 퇴폐적이라면 나탈리아의 카르멘은 퇴폐 그 자체다. 서로 다른 매력의 소프라노들이 이번 공연에서 우열을 가릴 예정이다.
니노 슈굴랏제는 현재 전세계 극장에서 카르멘 전문으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메조 소프라노다. 순수와 퇴폐가 공존하는 오묘한 매력을 지닌 그녀의 카르멘은 전세계를 열광하게 만들며 흥행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나탈리아 에바스타피에바 역시 마린스키 극장의 전속 성악가로 활동 중이며 뉴욕 MET와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 올랐던 최고의 카르멘이다.
돈 호세 역에는 스테파노 세코와 마리오 말랴니니가 더블 캐스팅됐다. 스테파노 세코는 오페라의 종가 밀라노 라스칼라에서는 이미 유명한 돈 호세 전문 배우이다. 그가 연기하는 돈 호세의 절절한 사랑의 감정은 듣는 청중들의 마음을 저며오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지녔다. 마리오 말라니니역시 돈 호세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테너다. 지휘자 마이클 플래손과 처음으로 카르멘의 돈 호세를 연기했던 그는 이탈리아에서 각광받는 돈 호세로 떠올랐고 이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간판급 돈 호세가 됐다.
연출은 클래식하면서도 개성있는 스타일로 현재 유럽 오페라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마리오 데 까를로가 맡았다. 오페라 카르멘 스페셜리스트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에스트로 까를로 골드스타인이 지휘한다. 6월6~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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