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6년만에 내한공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세계적인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오는 1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6년 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봄에 잘 맞는 슈만의 명작 '시인의 사랑', '리더크라이스'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안 보스트리지는 2004년, 2008년 두 차례의 내한공연에서 '겨울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를 들려줘 많은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2010년에는 고양아람누리에서 슈만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당시 80세가 넘은 지휘자 고(故) 콜린 데이비스 경의 투어 제안을 거절할 수 없어 내한공연 연기를 요청했다. 이번 공연에서 이안 보스트리지는 당시 상황을 양해해준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슈베르트 전문 성악가로 명성을 떨쳤지만 보스트리지는 이번 공연에서 독일의 서정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에 슈만이 음악을 입힌 연가곡 '시인의 사랑'과 '리더크라이스' Op.24 등 슈만 특유의 낭만성이 짙게 배어있는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보스트리지는 내년 발간 예정인 자신의 저서 '겨울나그네'를 준비하면서 시인 빌렐름 뮐러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연구 중이다.
보스트리지는 "슈만 가곡은 그 낭만적 감정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목소리와 피아노가 긴밀하게 결합돼 있는데, 때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둘 중 무엇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며 "그런 면에서 슈만은 슈베르트보다 더 깊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슈만은 내게 참 특별한 작곡가"라며 "청중 앞에서 처음으로 부른 가곡이 슈만의 '시인의 사랑'이었고, EMI음반사로 옮겨 처음 만든 음반 중 하나도 '시인의 사랑'과 '리더크라이스'였다"고 설명했다.
슈만의 작품 중 '리더크라이스'로 이름 붙여진 가곡집은 작품번호 24와 작품번호 39 두 종류가 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되는 작품번호 24는 하이네의 '노래의 책'에 등장하는 시 '내가 아침에 일어나면', '안절부절못하여', '나무그늘을 거닐며', '그리운 연인', '슬픔의 요람이여', '기다리라, 거친 뱃사람들아', '산과 성이 물에 비쳐', '처음에는 희망도 없이', '미르테와 함께 장미꽃을' 등 9곡으로 이뤄진 작품으로, 1840년에 작곡됐으며 슈만의 낭만성이 자유롭게 표현되어있다는 평을 받았다.
2부 메인 프로그램인 '시인의 사랑'은 슈만이 남긴 25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가곡 중에서 단연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하이네의 '노래의 책' 중 '서정적 간주곡' 부분에 음악을 붙였으며, 꿈결 같은 선율로 낭만성과 비극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여실히 드러낸다. 슈베르트의 연가곡처럼 내용적인 연계성이 있으면서도 완결된 이야기를 갖추고 있다. 제1곡~6곡은 사랑의 시작, 제7~14곡은 실연의 아픔, 제15~16곡은 지나간 청춘에 대한 허무한 향수를 담았다. '그대의 얼굴', '너의 뺨에 기대어', '나의 사랑이 빛나네', '나의 마차는 천천히 달리네' 등 본래 '시인의 사랑'에 포함됐으나 나중에 분리된 4곡의 노래도 들어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의 피아노 반주자로는 20년 이상 보스트리지의 음악 여정에 동행한 음악적 동반자이자, 동일한 프로그램의 음반으로 1998년 그라모폰 베스트 솔로 보컬상 등 세계 주요 음반상을 함께 휩쓸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가 맡는다. 그는 지난 두 번의 공연에 보스트리지와 함께 내한해 그저 수동적인 반주자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어와 음악의 완벽한 조합이 중요한 생동감있는 가곡 연주를 선보였다. 1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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