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격은 김정은 지시 아닌 포부대 부대자 결심에 따른 것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4년 전에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 동영상을 주민들에게 관람시키면서 자신감을 촉구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는 한 함경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의 말을 인용해, 간부들이 ‘불타는 연평도’라는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동영상은 기밀영상자료로 등록돼 외부에 유출하지 못하도록 통제되고 있다”면서 “이 동영상을 본 일부 주민들은 전쟁에 대한 환상에 들떠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영상은 북한군 4군단 산하 3개 중대의 포부대가 미리 대기시켜놓은 수십 문의 포로 연평도를 불바다로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북한이 당시 포격 상황을 면밀히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주민은 전했다고 RFA는 덧붙였다.
북한은 당시 연평도 포격사건이 “남한군의 포사격 도발에 대한 정의의 승전”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당시 상황을 면밀하게 촬영한 점은 계획된 행동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고 이 주민은 주장했다.
북한 동영상은 또 연평도 포사격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당시 포부대 부대장의 자체 결심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설명했다고 그는 말했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의 군 관련 업적을 쌓기 위해 북한이 계획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동영상에는 김정은의 업적이 빠지고 대신 부대장의 단독 조치로 언급됐다고 RFA는 전했다.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연평도와 가까운 황해도 4군단 일대를 시찰한 것으로 북한 매체에 보도되면서 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배후인물로 지목됐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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