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외국인이 6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향후 순매수 지속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이어진 8거래일간 순매도에서 외국인은 1조2026억원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최근 이어진 매수세에서 1조8597억원을 사들이며 순매도 규모를 단기간에 앞섰다.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 외국인 '사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사흘만에 하락 반전하고 코스닥시장은 3월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의 탄력 둔화가 뚜렷하다. 하지만 코스피 2000선 돌파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환매압력이 높아지면서 일시적으로 매물 소화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일 뿐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감 강화→위헌자산으로의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주요 신흥국 증시의 상승세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는 여건이라는 판단이다.
경제지표 예상치와 실제치의 괴리도를 나타내는 미국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인덱스(Economic Surprise Index)가 지난 2월 이후 4개월만에 기준선(0)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주요 경제국도 기준선으로 바짝 다가서며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지표 발표가 많아지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그만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질 수 있는 여건인 것이다.
물론 유럽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인덱스는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엇갈린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오는 6월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 발표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증시의 경우에도 미국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선 가운데 5월 들어 인도, 남아프리카,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필리핀, 한국 등 주요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러시아 증시가 가장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오는 25일(현지시각) 대선을 앞두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이상 글로벌 금융시장의 심각한 위협요인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결국 글로벌 투자자금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 있는 여건임을 감안하면 코스피가 2000선 돌파 이후에도 매물소화 과정을 거치며 추가적인 상승세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커 보이는 상황이라 하겠다.
다만 당분간은 매물소화 과정에서 모멘텀에 따라 시장, 시가총액, 업종별로 주가가 차별적인 양상을 띨 수 있는 여건임을 지속적으로 감안해야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수급모멘텀이 양호한 종목군(코스피 대형주)을 우선적인 관심권에 두는 매매전략이 여전히 바람직해 보인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 이미 신흥국들의 주가는 2008년 수준에서 소폭 상승한 수준이며 이머징 국가들의 환율 수준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신흥국들의 주가가 2008년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가격의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달러 약세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더해 다음 달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어떤 식으로든 통화가치 하락을 유발시킬 정책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선진국 통화 및 물가가치 하락, 신흥국 통화 및 물가가치 상승의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돼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매수세 유입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가파른 원화 강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나 중기적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속도 둔화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인 원·달러 환율의 트렌드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 수혜주인 내수주와 최근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삼성그룹 관련주들로의 대응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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