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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의 눈물, 안전한 나라 출발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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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세월호 관련 및 새로운 국가운영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며 국민에 사과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담화형식으로 국민에게 직접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희생된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4월16일을 국민 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예고했던 국가 대개조와 관련해 눈에 띄는 것은 국가안전처의 신설, 해양경찰청 해체 등 행정 조직 개편이다. 해경의 경우 구조ㆍ구난 업무보다 외형 성장에 집중해 온 탓에 인명구조에 실패했다고 본 때문이다. 제 역할을 못한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의 구조ㆍ구난 업무도 신설될 국가안전처에 넘어간다. 안전관련 조직을 통합하고, 지휘체계를 일원화해서 모든 유형의 재난에 현장 중심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관유착의 적폐를 없애기 위해 관피아 척결, 공직자 취업 제한 금지 요건 강화, 공직 채용 방식 혁신 등 대대적인 공직사회 개혁 방안도 내놨다. 원인 규명을 위해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볍 제정도 제안했다. 유가족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들을 여야가 함께 논의해 달라는 당부다. 구상권 특별법 제정, 탐욕적 사익 환수 등도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의 담화에서 세월호 참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중요한 것은 구체성과 실천 가능성이다. 일거에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렵다. 의지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구난 예산과 조직이 집중될 국가안전처의 신설이나 부패와 비리가 만연한 공직사회를 혁파하는 일 등이 다 그렇다. 실천 가능한 로드맵을 정밀하게 만들어 끈기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의 담화가 서럽고 흐트러진 국민의 마음을 달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한쪽에선 정치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다른 한쪽에선 그에 맞서는 식의 소모적 갈등은 국력 낭비다. 지금 중요한 것은 갈등을 털고 국론을 결집하는 일이다. 여야 정치권의 역할이 절실하다. 정파를 넘어선 협력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대통령 담화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이 완전히 달라지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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