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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삼성의 백혈병 사과와 기업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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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어제 자사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논란과 관련해 투병 및 사망 직원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피해자 측이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백혈병 문제는 본격 협상의 물꼬를 트게 됐다. 논란이 빚어진 지 7년 만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이제라도 글로벌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책임지고 수습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다행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백혈병 피해 직원들에게 공식 사과하면서 "피해 직원과 반올림(삼성 직업병 모임), 심상정 의원 등이 중재기구를 통해 보상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반올림과 중재를 했던 심 의원도 긍정적 반응을 보임에 따라 삼성의 조치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의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백혈병 논란은 2007년 3월 기흥 반도체 공장 직원이었던 황유미(당시 22)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비롯됐다. 이후 비슷한 백혈병 또는 암 피해자들이 산업재해를 신청하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법원은 2011년 황씨에 대한 산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고, 올 초에는 이 문제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나오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작업장 환경과 백혈병 같은 질환의 발병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법적ㆍ 의학적으로 명백하게 가려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를 놓고 오랫동안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상징적 사례다. 하지만 회사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 사이에 백혈병과 같은 중증질환이 잇따라 발병했다면 인과관계를 따져보기 이전이라도 환자 치유와 적절한 대책, 작업환경의 개선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하는 게 당연하다. 더욱 신산업이 속속 등장하고 고도화하면서 산업재해도 다양해지는 추세 아닌가.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은 산업현장에서 안전 및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종업원의 생명과 건강은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며, 이를 지켜주는 것은 기업 책임이다. 삼성은 사과와 보상 원칙의 진정성을 지켜 협상을 타결, 피해자와 가족들의 상처를 보듬고 산업재해에 대처하는 기업의 좋은 선례를 남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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