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4라운드 18번홀서 극적인 '우승버디'로 김경태 제압, 최경주 5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양수진의 남자' 김승혁(28)이 드라마틱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다.
1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ㆍ7241야드)에서 끝난 SK텔레콤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공동선두로 출발해 2언더파를 보태 기어코 1타 차 우승(11언더파 277타)을 완성했다. 그것도 마지막 18번홀(파4) 우승버디로 '거물' 김경태(28)를 극적으로 격침시킨 쾌거다. 우승상금이 2억원이다.
김승혁이 바로 2005년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 합류해 오랫동안 '무명의 설움'을 톡톡히 겪었던 선수다. "경기를 끝내고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우승한 게 맞느냐고 (주위 사람들에게) 계속 물어봤다"며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던 이유다. 인터뷰 도중 아버지를 떠올리며 '울컥' 하기도 했다. "나를 위해 사업까지 접고 온갖 고생을 다하셨는데 오히려 화를 낸 적이 많았다"며 "큰 선물을 해 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우승의 동력으로는 '인내'를 꼽았다. "평소 욱하는 성격이 있는데 오늘은 마지막까지 잘 참으면서 플레이했다"는 김승혁은 "올해 첫 우승을 신고하는 선수들이 많아 속으로 '이번에는 내 차례인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9번홀을 마치고 걸어가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양수진과의 교제도 당당하게 고백했다. "함께 연습을 하거나 라운드를 하는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어제도 '떨지 말고 잘하라'는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양수진이 바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5승의 간판스타다. 올해는 특히 다양한 패션까지 가미해 '흥행카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양수진은 실제 전속 캐디가 없는 김승혁에게 자신의 캐디를 보내주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김승혁은 "올 시즌은 일단 한국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오가며 활동할 계획"이라며 "고대하던 첫 승을 했고, 컨디션도 좋아 다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곁들였다. 김경태와 이태희(28)가 공동 2위(10언더파 278타)에서 입맛을 다셨고, '탱크' 최경주(44ㆍSK텔레콤)는 4타를 더 줄이며 공동 5위(8언더파 280타)로 순위를 끌어 올려 이름값을 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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