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태생인 나세르 알 마하셔 S-Oil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사랑이 뜨겁다.
마하셔 CEO는 최근 박성환 울산시장 권한대행, 김철 태화루건립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울산시민 등 700여 명과 함께 태화루 준공식에 참석했다.
S-Oil은 울산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쾌적한 휴식·문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울산시에 태화루 건축비 전액인 100억원을 후원했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돼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불리던 누각이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사라진지 400여년 만에 다시 세워졌다.
나세르 알 마하셔 CEO는 "에쓰오일은 울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기업으로 울산 시민에게 보답하기 위해 태화루 건립을 후원했다"며 "과거 영남 3루로 명성이 높았던 태화루 완공으로 울산의 역사성과 전통성이 부활하고 시민의 자긍심이 높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마하셔 CEO는 지난 2월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달을 따면 금메달 2000만원, 은메달 1000만원, 동메달 500만원씩의 포상금을 각각 지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후 3월에는 동계올림픽 빙상 국가대표 선수와 가족을 초청, ‘소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 전달식’을 열고 포상금 1억5500만원을 직접 전달해 약속을 지켰다.
또 마하셔 CEO는 올림픽 기간 중 러시아 소치를 방문해 한국 선수단에 격려금 1000만원을 전달하고 이상화 선수의 경기를 직접 응원했다.
마하셔 대표는 '나세일'이라는 한국 이름을 작명해 갖고 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이름의 한자는 벌릴 나(羅), 세상 세(世), 한 일(壹)을 썼으며, '세상의 신뢰를 얻어 일류기업을 일구겠다'는 뜻을 담았다. 명함에도 한국 이름을 넣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3월 한국에 부임한 이후 전용 차량을 토요타 렉서스에서 현대차 에쿠스로 바꾸고, 휴대폰 또한 애플 아이폰에서 국산인 삼성 갤럭시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S-OIL 관계자는 "마하셔 대표는 우리 명절과 연말연시에 잿빛 두루마기나 진홍색 마고자를 입고 나타난다"면서 "한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깊이 소통하려면 한국의 전통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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