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오찬 자리서 마하셔 대표 발언에 '배경 및 투자 규모' 등 관심 집중…추가 증설 등 전망도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나세르 알 마하셔 S-OIL 대표가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투자를 4배(로 확대)하겠다"고 하면서, 발언 배경과 투자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하셔 대표는 이날 청와대가 주최한 외국인 투자기업 대표와의 오찬 자리에서 "한국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왔고, 앞으로도 이 투자를 4배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 S-OIL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자회사인 AOC(Aramco Overseas Company)와 한국의 한진에너지가 각각 35%, 28.41%의 지분을 확보한 합작투자 회사다.
우선 재계는 마하셔 대표의 발언이 대북 리스크로 움츠러든 외국인투자자들의 심리를 개선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북한의 도발 위협이 증대, 한국경제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며 "기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물론 진출을 검토 중인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투자 4배 확대' 발언을 놓고선 해석이 분분하다. S-OIL의 올해 투자금액은 4667억원으로 지난해 투자금액 1250억원 대비 4배에 가깝다. 최지환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투자금액은 지난해 대비 3~4배 확대된 4667억원으로, 이중 3000억원은 유지보수를 통한 제품 생산능력 확대에 쓰이고 나머지는 마케팅 및 광고활동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투자규모가 전년대비 4배라는 점 때문에 마하셔 대표가 올해 확정한 투자규모를 놓고 청와대에 생색내기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마하셔 대표의 발언은 중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현재 수십억달러 투자를 지원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데 불편을 느끼는 것은 부지 확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하셔 대표의 추가 발언에 미뤄 S-OIL의 중장기 추가 증설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 경우 투자금액은 1조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하셔 대표의 투자 4배 확대 발표는 S-OIL 직원들도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OIL 관계자는 "투자 규모에 미뤄 마하셔 대표가 청와대 회동 전에 아람코와 투자협의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직원들은 투자규모나 대상 등을 전혀 알지 못한 상황으로 발표 후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광역시 온산공단에 하루 66만9000배럴의 원유정제시설과 석유화학제품,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S-OIL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추가 증설 계획 등을 확정짓지 않은 상태다.
앞서 2011년 총 1조30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 제 2 아로마틱 컴플렉스를 완공한 S-OIL은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파라자일렌(PX) 생산시설을 갖추게 됐다. 아울러 정유업계 중 가장 먼저 고도화시설을 갖춘 S-OIL은 1991년부터 7년간 1조원의 투자를 단행, 값싼 벙커C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을 추가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여왔다.
S-OIL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아직 구체적인 중장기 투자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라며 "검토가 끝나면 대외적으로 구체적인 투자금액 및 계획 등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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