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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新 환율전쟁 불 붙이나…유로화 3개월래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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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새 1% 빠져…드라기 '비둘기 발언', 우회적 유로 약세 겨냥?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유로화 가치가 일주일 째 하락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ECB가 유로 절하를 위해 시장개입에 나섰으며 이는 신(新) 환율전쟁에 불을 붙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유로는 장중 한때 1.3648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 2월27일 이후 석달여 만에 최저치다. 그만큼 유로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뜻이다. 종가로는 전일에 비해 0.04% 내린 1.3710달러에 마감했다. 유로 가치는 엔화 대비로도 0.35% 내렸다.

이날 유로 값 하락의 주된 이유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1·4분기 성장률 성적표가 예상보다 나빴기 때문이다. 유로존은 1분기에 0.2% 성장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던 유로 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앞서 지난 8일부터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동결 직후 유로는 2년 반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6월 경기부양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하락 반전됐다. 이후 1주일 동안 유로 값은 1% 가까이 빠졌다.

ECB 경기부양의 공식적인 목표는 디플레이션 탈피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유로 강세와 이에 따른 경기 부진을 막고 유로존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미국 경제 전문채널 CNBC는 이에 대해 "드라기 총재가 환율시장에 대한 직접적 개입이라는 금기를 깨지 않으면서 우회적으로 유로 끌어내리기에 나섰다"면서 "이는 전 세계 각국의 환율경쟁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15일 분석했다.


드라기 총재는 올해 들어 수차례 유로 강세를 경계하는 발언을 해왔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을 비롯한 유로존 주요 경제관료들 역시 ECB가 유로 강세를 잡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는 "유로가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직접적인 목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낮은 인플레와 함께 진행되는 유로 강세는 분명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이를 계기로 통화가치 강세로 고민중인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콜롬비아 등 신흥국의 환율개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소리 없는 외환개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는 많다"면서 "특히 미 양적완화 축소로 타격을 입고 있는 신흥국은 더 적극적으로 통화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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