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넥슨이 겹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주가가 지난해 말 이후 22% 가까이 하락한 데다 올해 매출 성장률이 큰 폭으로 꺾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주주인 야누스캐피털ㆍ스테이트스트리트 등 해외 '큰손'들의 자본이 대거 빠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야누스캐피털은 지난해 말 넥슨 주식을 208억원어치(230만주) 매도했다. 야누스캐피털이 보유하는 주식 비율은 지난해 말 약 5%에서 현재 4.54%로 하락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도 넥슨 보유 주식 276억원어치를 매도했다. 보유한 지분율은 지난해 말 3.38%에서 현재 2.58%로 줄었다. 이 회사의 보유 주식 수는 1134만주다. 스위스계 픽테트 자산운용도 지난 1월 12만 4800주를 매도했다.
외국계 큰손들의 주식 보유 비중 축소는 최근 넥슨의 주가 하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일본 도쿄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재팬 주가는 지난 3월 장중 800엔선이 붕괴됐다. 지난해 11월 1200엔선에서 22% 가까이 하락하며 800엔선에서 고착되는 양상을 보이다가 이마저도 무너진 것이다.
넥슨의 주가 하락은 흥행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의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6% 감소했다는 실적발표 직후인 지난 2월 28일 모건스탠리도 넥슨의 지분 25만7700주(약220억원)를 내다 팔았다.
넥슨은 해외 개발사 인수와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등극 등을 거치며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성장동력 부재론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과 유럽 등 해외 지역 매출도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블룸버그 경제전문가는 올해 넥슨의 매출 성장률이 4.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년간 평균 23.8~43.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데 비하면 성장률이 큰 폭으로 꺾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최근 몇 년간 실시한 대형 M&A 등에서 투자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면서 "넥슨지티에 흡수합병된 넥스토릭은 지난해 34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섰으며, 넥슨의 대표 게임 영웅의군단을 출시한 엔도어즈도 지난해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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