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명벌, 슈트 등 총체적 점검 부실…“시간 많이 걸려 검사 생략하고 페인트 도장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세월호 구명장비 검사 업체가 ‘구명벌’ ‘슈트’ 등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장비 상당수를 검사도 하지 않은 채 양호 판정을 내린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가짜사진’을 붙여놓고 제대로 검사를 한 것처럼 눈속임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세월호 구명장비 검사 업체인 한국해양안전설비 양모 차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형 여객선의 구명장비 점검은 보통 보름 정도는 걸리는데 단 이틀 만에 모든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명벌(구명뗏목)과 슈트(비상탈출용 미끄럼틀) 등 선박 침몰시 생명보호에 핵심 역할을 할 장비에 대해서도 시간 부족을 이유로 형식적인 검사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명벌 가스팽창시험, 압력시험, 바닥임부 시험 등 기본적인 시험은 1~2개만 하고 나머지는 다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침몰 당시 핵심 구명장비가 무용지물과 다름없었던 이유는 검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져 본래부터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는 얘기다.
비상탈출용 미끄럼틀 검사는 담당자가 직접 검사를 해야 하는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철제포장박스에 페인트 도장만 한 채 검사는 생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비기록부는 검사를 하지 않은 관계로 2012년 11월에 작성한 정비 수치를 그대로 옮겨 적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구명장비 검사업체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서 가짜 슈트 검사 사진을 파일로 준비해놓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는 오하마나호 매각 등 중요사항에 대해 유병언 회장에게 보고했으나 세월호 증톤 문제는 보고해야 할 사항임에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부는 김 대표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품고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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