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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없는 '셧다운제' 합헌…"현실적 장치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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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 온라인게임과 연동된 모바일버전 게임 출시하며 셧다운제 회피
-해외서버 이용해 접속하면 셧다운제 적용 불가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1. 성북구에 거주하는 중학생 임원철(14)씨는 학교를 마치면 집에서 온라인게임 ‘피파온라인3’를 즐겨한다. 임씨는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다 ‘셧다운제’로 인해 접속이 차단되면 즉시 셧다운제가 적용되지 않는 모바일게임 피파온라인3를 켠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서로 연동돼 있기 때문에 임씨는 자신이 사용하던 팀과 게임머니 그대로 게임을 계속해서 즐길 수 있다.

#2.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중학생 김호원(15)씨도 게임광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를 즐겨하는 그는 셧다운제를 피하기 위해 부모님 명의로 게임에 가입했다. 또한, 롤은 해외에서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해외서버를 통해 게임에 접속하면 본인명의로도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4일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오전 0시~6시) 온라인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모바일게임은 셧다운제가 적용되지 않은 점을 악용해, 게임사들이 온라인게임과 연동시킨 모바일게임을 대거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의 명의를 빌리거나 해외게임의 경우 우회서버를 이용하는 등 각종 편법도 많다.

◆온라인게임과 연동된 모바일게임…셧다운제 ‘탈출구’= 국내 게임업계 1위 기업인 넥슨은 지난달 27일 온라인게임 ‘피파온라인3’와 연동시킨 ‘피파온라인3M’을 선보였다. 온라인게임에서 사용하던 팀과 캐시아이템 등을 그대로 모바일게임으로 가져와 승리를 쌓거나 경험치를 얻는 방식이다. 이는 청소년들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준 셈이라 교묘하게 셧다운제를 비껴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게임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고명선(30·가명)씨는 “요즘 국내 게임사들이 온라인게임과 연동시킨 모바일게임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며 “이는 온라인게임에만 적용되는 캐시아이템의 결제한도 제한, 셧다운제 등을 교모하게 피해가려는 꼼수”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넥슨 관계자는 “피파온라인3와 피파온라인3 모바일 버전은 엄연히 다른 게임”이라며 형식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해외에서 만든 게임의 경우도 셧다운제를 정상적으로 적용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출시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유통하는 게임은 현재 셧다운제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서버가 아닌, 유럽·북미·남미 등 해외서버를 통해 게임에 접속하면 셧다운제에서 손쉽게 벗어날 수 있다.


미국에서 만들어 국내에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현재 온라인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롤을 하는 유저 중 셧다운제 때문에 게임을 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중학생 임모(14)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롤 게임이 가장 인기가 높다”면서 “셧다운제 때문에 게임 접속을 못한다는 친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스마트폰 중독률 갈수록 증가하는데…안전장치는 ‘전무’= 이처럼 미약하게나마 존재하던 게임규제도 모바일게임 시장 등을 통한 탈출구로 유명무실해지고 있지만, 정부 및 게임사들은 이러한 폐해를 막을 안정장치 도입을 고민하기는커녕 오히려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은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및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청소년층 스마트폰 사용률은 80.7%다. 이 중 25.5%(2012년 18.4%)의 청소년이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약 6시간에 달하며, 주로 인터넷과 게임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사들은 청소년들의 이러한 게임중독 등의 문제를 정부의 규제보다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언한다. 이의 일환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K-IDEA)는 지난해 모바일게임 ‘자율규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휴대폰 제조사, 이동통신사, 게임업계 등이 협의해 모든 모바일기기에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이나 사용내역 등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담긴 애플리케이션을 넣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현재 논의 중”이라는 말뿐, 자율규제를 시행할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못했다. 겉으로는 자율규제를 외치며 정부의 간섭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어떠한 해결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 및 학부모들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고 법적 강제성이 없는 자율규제보다는 모바일게임에 좀 더 현실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여성가족부는 모바일게임에 대해서도 셧다운제 적용을 추진했지만 게임업계의 강한 반발과 실효성 여부로 2년 유예 판정을 받아 2015년 5월19일까지 보류 중이다.


중학생 두 딸을 두고 있는 한 학부모는 “애들이 집에만 오면 하루 종일 스마트폰 게임만 하고 있다”며 “집에서도 이러는데 학교에서는 오죽하겠나”라며 정부가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도입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현실적으로 셧다운제 적용이 어렵다”며 “안전장치 도입 여부는 게임사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게임사에 책임을 떠넘겼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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