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주재하는 다자 정상회의에 외교 장관 대신 통일 장관을 참석시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일각에서는 중국 중심의 안보질서 구축에 우리 정부가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는 회의 주제 상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7일 이달 20~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교류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에 외교부 장관 대신 통일부 장관이 가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CICA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본 따 1992년 카자흐스탄 주도로 결성된 지역안보협의체로 4년마다 열린다.올해는 중국이 의장국을 맡았으며 이에 따라 시 주석이 회의를 주재한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정회원으로 가입했지만 미국과 일본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 회의는 정상회의의 만큼 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석하지만 우리나라는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홍원 총리가 참석하기 어려워 이같이 방향을 정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 구상과 한반도 평화통일 외교를 주도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할 경우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중심의 안보질서 구축을 우리 정부가 지지하는 것으로 비치는 모양새를 우려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 당국자는 "우리가 다른 나라의 눈치보면서 일하느냐"며 선을 그었다.
이 정부 당국자는 "회의의 성격에 따라 대통령,총리,외교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면서 "외교부 장관의 일정을 고려하고, 이번 회의 주제가 '평화'여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참석해도 남북 간 신뢰프로세스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류 장관은 남북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한반도 통일 방안을 적극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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