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양성희 기자, 김재연 기자]2일 서울 지하철 상왕십리역에서 오후 3시31분께 발생한 전동차 추돌 사고로 총 172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부분이 경미한 부상자로, 열차 내 화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사고는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전동차끼리 부딪히면서 일어났다. 앞선 열차가 차량 이상으로 잠시 정차하고 있던 중 뒤따르던 열차가 추돌했다. 후속 열차는 뒤늦게 앞 열차의 상황을 파악하고 급정거했으나 뒷부분을 들이받았고, 이 과정에서 앞 열차의 뒤쪽 차량 두 량이 일부 탈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메트로는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도시철도에는 자동신호정지장치가 있어서 200m 안전거리가 확보되는데, 기관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 갑자기 진행신호가 정지신호로 바뀌어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추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자는 약 172명 가량인데, 대부분이 추돌로 인한 찰과상 정도의 경상자들이라는 게 소방방재청의 설명이다. 김경수 광진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부상자들 모두 인근 12개 병원에 이송 조치를 했으며, 역내 약 1000여명 탑승객들을 안전하게 이동시켰으며, 대부분의 승객들은 자력으로 빠져 나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고를 받자마자 구급차 30여대 등 유관기관 213명을 동원했으며 화재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부상자들은 한양대병원, 순천향병원, 건국대병원, 백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아직 중상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송된 승객들은 대부분 경미한 타박상이나 골절상을 입었다. 병원 관계자는 "입원을 권할 정도의 부상을 입은 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의 경우 40명의 부상 승객이 이송됐으며 그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객들은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안내방송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메트로는 "사건 발생 10분 뒤에 지하철 타는 승객들에게 을지로 입구 운행이 중단된다는 안내방송은 했으나, 열차 안 승객들에게 방송을 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누리꾼들이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을 트위터 등에 올린 글을 보면 "갑작스럽게 열차 안에 불이 끊겼지만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아 승객들이 문을 열고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날 인근 병원을 찾은 한 승객은 "전혀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정전이 됐기 때문에 방송을 할 상황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트로 측은 이번 사고를 복구하는 데 4~5시간은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2호선 외선은 정상 운행하고, 성수역에서 을지로 구간의 운영은 중단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사고 소식을 접한 뒤 현장에 도착,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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